경제시평

경제지표로 본 우리 경제 모습

2026-05-08 13:00:02 게재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당연하듯 일어나고 있다. 케이팝 데몬헌터스, BTS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K-컬처)가 전세계 문화를 주도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이 문화만 꽃피우는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도 그 위상을 따지자면 K-컬처 못지 않다.

K-컬처 못지않은 한국경제의 위상

우선, 인구와 경제규모다. 한국은 2019년에 이미 30-50클럽(공식조직은 아니다)에 가입돼 있다. 30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달러 이상, 50은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을 의미하는데 이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한국 등 7개국에 불과하다.

우리가 경제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인구가 5000만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클럽에 가입됐다는 것은 일정 수준의 인구 및 경제규모를 갖춘 경제 강국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수출입규모다. 2025년 한국의 수출액은 7093억달러로 세계 8위를 점하고 있다. 실로 엄청난 규모다. 수입액 6319억달러를 합치면 한국의 무역규모는 1조412억달러에 달한다. 더군다나 올 3월과 4월에는 수출액이 모두 85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어 금년 수출액은 한국은행 전망치(2월) 7952억달러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꿈에서나 그릴 수 있었던 수출액 1조달러를 달성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필자 세대는 단군 이래 한국이 60년 만에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 진입한 모습을 전부 지켜본 유일한 세대일 것이다. 그때 일본은 감히 우리가 넘어서지 못할 영원한 넘사벽이라 여겼으나 지금 우리는 일본 근처에 와 있다. 1995년 한국의 수출액은 1251억달러로 일본의 28%(4433억달러)에 불과했으나 4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수출액(7093억달러)은 일본(7381억달러)의 턱밑까지 와있고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6238달러로 일본(3만2487달러)을 이미 추월해 있다.

최근 반도체가 역대 최고치를 보이며 수출을 견인하고 있지만 좀더 들여다 볼 부분이 방산수출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5년 중 한국의 무기수출이 글로벌 무기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세계 9위를 차지한다. 지난 80여년 동안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자주국방에 힘써온 K-방산이 세계의 정치질서가 급변하면서 한반도의 안전판을 넘어 이제는 글로벌 안전판이라는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행운이 온다’라는 서양 속담이 K-방산의 사례보다 더 멋지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 있을까?

셋째, 외국인 관광객 수다. K-컬처 등에 힘입어 지난해 무려 1893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덩달아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도 무려 650만명에 달해 국립중앙박물관이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에 이어 명실상부한 세계3대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1분기에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이동 제약에도 한국 방문객은 476만명,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은 202만명에 달해 K-컬처의 관심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수년내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우뚝설 가능성

물론 우리 앞에 놓여있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 억제가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의 장기 저성장구조 고착화, 지역간·기업간·계층간 양극화, AI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생태계 재편 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뤄낸 한국의 경제적 성과와 위상은 우리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수년내 한국이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우뚝서는 그날을 진심으로 고대해 본다.

황 성 전 한국은행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