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될 거인들
스페이스X·오픈AI·앤트로픽, AI와 우주 관련 검증된 기업…과도한 기대 우려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모든 주식들의 총액은 대략 69조달러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2026년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하는 거대기업들이 세 곳이나 있다.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이다. 스페이스X의 예상 몸값은 2조달러 이상이고, 오픈AI는 8520억달러, 앤트로픽은 380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오픈AI의 몸값이 1조달러, 앤트로픽의 몸값은 9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따라서 이들 세 기업의 가치를 예상해 보면 최소 3조2320억달러에서 최대 3조9000억달러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
이 금액은 현재 미국주식장의 4.68%에서 5.65%에 이르는 비율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 가운데는 이들 세 회사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기존의 다른 기업에 투자한 자금을 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여파로 다른 회사들 특히 동일한 ‘정보기술 섹터’에 속한 다른 기업들의 주가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과연 그럴까?
빅3의 상장이 다른 회사에 미칠 영향 적어
미국 증시의 역사를 보면 이와 유사했던 사례가 1999년과 2000년에 있었다. 1999년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그 이전 해인 1998년 시가 총액의 5.05%에 달했고, 2000년에 상장된 회사들의 시가 총액은 1999년 시가총액의 4.34%에 이르렀다. 1999년과 2000년의 미국 증시 흐름을 보면 올해와 내년의 주가 흐름에 대한 무언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는 않을까? 그런데 2000년은 그 유명한 닷컴버블이 붕괴된 해이기도 하다.
먼저 올해 상장 예정인 빅3 기업들 때문에 다른 회사들 특히 동일한 ‘정보기술 섹터’에 속한 회사들의 주가가 ‘자금 흡수 효과’ ‘비교대상 재평가’ ‘섹터 내 경쟁 심화’, ‘지수 편입 효과’ ‘투자심리 포화’ 등의 영향으로 하락할 확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은 시장이 깊고 글로벌 자금이 크고 파생상품 기관투자자 패시브자금도 크기 때문에 신규 대형업체들의 IPO로 인해 공분산이 높은 기존 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된다.
1999년에는 미국 주식시장에 물류기업 UPS, 전력 및 유틸리티 기업 에넬, 금융기업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통신 인프라 계측 반도체 관련 대형기업들이 IPO에 성공했는데, 다른 기존의 상장 기업들의 주가들은 그 영향으로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당시 나스닥은 85.6%, S&P 500은 19.53% 올랐다.
2000년에는 미국 주식장에 이동통신 기업 AT&T와이어리스, 모바일 컴퓨팅 기업 팜, 보험회사 메트라이프, 반도체업체 인피니온를 비롯해 광통신 장비, 네트워크 장비 관련 대형기업들이 IPO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수개월 후부터 팜을 비롯한 모바일컴퓨팅 광통신 네트워크업체들 주가는 거의 수직낙하했고, 이들과 같은 섹터에 있던 기존 대형 업체들인 시스코 MS 인텔 시벨 오라클 어도비 등도 큰 주가하락을 겪게 된다. 이 한해에 나스닥은 -39.29%, S&P 500은 -10.1%, 다우존스는 -6.2%를 기록했다.
1999년과 2000년의 IPO 패턴은 거의 비슷해 보였지만 이후 주가흐름은 서로 정반대로 나타난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주가하락을 발화시켜서 전체 주식시장까지 내림새로 만든 원흉을 찾아야만 한다. 이 두 해에 상장된 회사들 가운데 이미 실체가 분명한 대형기업이 분사나 민영화로 인해서 상장된 경우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이 회사들은 지금도 건재하다.
반면 이른바 닷컴버블 폭발을 야기시키고 스스로도 결국 소멸해간 기업들은 ‘정보기술 섹터’에 속한 모바일컴퓨팅네트워크 통신 인터넷 등과 관련되어 있지만 매출의 실체가 분명하다기보다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미래가치에 힘입어서 상장된 경우에 속했다.
그런데 동일한 ‘정보기술 섹터’에 속해 있지만 이미 실체가 명확하고 매출 규모가 큰 대기업이 분사나 민영화 등의 사유로 상장을 하게 된 AT&T와이어리스 인피니온 애질런트 등은 지금까지도 건재하다.
결국 이 현상에 대한 가장 정석적인 해석은 IPO 붐은 높은 이전 시장수익률 다음 나타나고, 이러한 붐 이후에는 낮은 시장수익률이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IPO가 많아서 기존 주식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시장 전체가 이미 비싸졌기 때문에 기업들이 IPO를 많이 했고, 그 이후 몇개 기업들은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시장이 하락했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
결국 1999~2000년 대규모 IPO는 기존 상장사의 주가하락을 직접 만든 주범이라기보다 시장이 이미 과열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한 신호였고, 2000년 하락은 과열이 기술주 전반에서 재평가된 결과였다는 것이다.
2000년의 버블 붕괴 재연될까
현재의 미국 증시는 어느 정도 과열된 상태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 빅3 회사의 IPO 이후 과연 2000년의 버블붕괴와 같은 주가 하락이 나타날지, 만약 나타난다면 과연 언제일지가 관심이다. 이에 대한 판별식은 앞에서 제시한대로 이들 빅3 회사가 ‘이미 실체가 큰 기업’인지, 아니면 ‘미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버블형’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세 회사 모두 이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판별이 그리 쉽지는 않다.
스페이스X는 우주 항공 통신회사로만 보이기 쉽지만 그 내부에 이미 소셜미디어 X(트위터)와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및 서비스 회사인 xAI(그록)를 합병했다. 스페이스X는 2025년 160억달러의 매출을 일으켰고, 80억달러에 이르는 순익을 기록했으며 로켓발사, 스타링크, 저궤도통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IPO 이후 몸값이 2조달러로 평가된다면 이는 2025년 매출 대비 112배, 순익 대비 218배라는 엄청난 미래가치를 인정받는 셈이 되어 버블을 의심받게 된다는 점이다. 핵심은 국방, 우주 인프라, 장기 우주경제에 대한 기대가 이미 몸값에 반영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오픈AI도 이미 사용량 매출 브랜드 개발자생태계가 커서 분명히 큰 실체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월매출은 20억달러 정도다. 이를 환산하면 연매출 대비 35.5배의 시장가치인데 이 또한 상당히 높은 미래가치가 들어가 있는 숫자이다. 이 가치를 정당화 하기 위해서는 오픈AI가 구글 앤트로픽의 경쟁자가 아닌 확실한 1위 사업자가 되어야만 한다.
현재 오픈AI는 B2C에서는 67.1% 점유율의 확고한 1위이지만, B2B에서는 지난 2년 사이에 과반수 점유율에서 27% 점유율로 40% 점유율의 앤트로픽에 뒤집혔다는 점이 문제다. 희망적인 부분은 B2B 점유율의 핵심인 AI 코딩능력에서 Codex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를 최근 들어 이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편 앤트로픽은 B2B에서 분명한 큰 실체를 가지고 있지만 몸값으로 보면 연매출 대비 27.1배의 시장가치인데 이 또한 상당히 높은 미래가치가 들어가 있는 숫자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몸값이 오픈AI에 비해 단기간에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앤트로픽의 현재 악재는 연방항소법원에서 패소해 미 국방부의 ‘공급망 리스크 지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방부 관련 모든 프로젝트에서 앤트로픽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오픈AI와 구글의 제품들로 교체되고 있고, 앤트로픽의 최대 강점이었던 AI 코딩도 최근 들어 오픈AI에 밀리고 있다.
시장 기대 어긋나면 주가 재조정 부를 듯
이들 빅3 회사들은 허무하게 사라져 버린 닷컴버블 회사들과는 달리 분명한 실체와 미래에도 확실하게 존속할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빠르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IPO 이후 과연 시장이 얼마의 시간 동안 기다리며 지켜볼 것인가? 반년, 1년, 2년, 3년? 그 이상은 아닐 것 같다. 이들의 매출과 이익성장률이 시장의 기대를 만족하지 못하는 순간 주가에 대한 재조정이 발동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관련된 ‘정보기술 섹터’ 전체의 주가 재조정을 부르게 될 것 같다.
내일e비즈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