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현장학습 면책대책 제시”
법무부 ‘형평성’ 난색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기피현상에 대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냐’고 다그친 데 대해 현장 교사·학부모들의 ‘성토’가 높다.
7일 교육부는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교사 학부모 등 대다수 참석자들은 현장체험학습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 개인 책임으로 이어지는 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기영 인천 논곡초 교사는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 전 안전교육과 계획 수립 등 필요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고 있지만 예측하지 못한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며 “중대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으로 면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봉구 울산 농소중 교사도 “학교안전법상 안전조치 의무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범 한국교총 교사권익위원장은 “28년 차 교사로서 30회 이상 체험학습을 다녀왔지만, 이제 후배들에게 가라고 말 못 한다”며 “면책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떠나 교사에게 고의가 없다면 교육활동 중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원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이윤지씨는 “교사 개인이 아닌 제도와 시스템이 함께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경 참교육학부모회 대표도 “교사의 교육적 결정을 침해하는 일부 민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교진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해 학교안전법이 개정됐지만 면책 기준이 모호해 교사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법제처 등에서는 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가능한 한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월 중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사상·형사상 면책적용 기준을 ‘학생에 대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서 ‘안전사고 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로 변경했다. 안전사고 관리지침은 교육부 고시로 사고가 났을 경우의 행동 지침이다. 개정 당시 사고 이후 조치에 대한 면책 기준을 명확히 한다는 취지였지만 사고 이전과 관련한 면책 기준이 없어 실질적인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반복적인 민원은 물론 횟수와 무관하게 교육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방식으로 제기된 민원도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또한 개정안은 ‘교육활동 중’으로 돼 있는 침해행위를 ‘대면 또는 비대면 교육활동 중’으로 분명히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활동보호센터 설치·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