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20일 단체행동 예고

2026-05-12 13:00:31 게재

성과급 넘어 노동환경·경영문화 충돌

카카오 노조가 오는 20일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성과급 갈등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노동환경과 조직문화, 경영진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분출된 양상이다. 최근 경영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내부 갈등까지 표면화하면서 플랫폼 기업 성장 모델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올해 임금협약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현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오는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입장문에서 “교섭 결렬의 책임은 성과급이라는 단일 쟁점에 있지 않다”며 “노동시간 문제를 방치하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반복해 온 경영진 태도가 만든 결과”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수년간 최대 실적을 이어가면서도 직원 보상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노동시간 초과 문제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대응 미흡, 구성원 대상 포렌식 동의 강요 논란 등이 누적되며 갈등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실제 교섭 과정에서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10~15% 수준 성과급 지급안이 거론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가 제안해 검토됐던 여러 안 중 하나일 뿐”이라며 핵심 쟁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측은 “세부 보상 구조 설계 과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며 “노동위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노위 조정이 중지될 경우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 등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임단협 갈등 과정에서 노조 설립 이후 첫 부분파업에 나선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 역시 단순 임금협상 수준을 넘어 조직 운영 방식과 경영 책임 구조를 둘러싼 충돌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성과 배분 갈등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거처럼 고성장을 기반으로 한 보상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노사 갈등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세풍·한남진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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