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반환점’,핵심인사 줄소환
‘관저이전 특혜’ 김대기 15일 피의자 조사
‘내란 가담’ 합참 수뇌부 소환조사 본격화
윤석열·김용현 등 출석 불응에 수사 난항
3대 특검의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수사 반환점을 돌면서 수사 대상 사건 핵심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출석에 불응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오는 15일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김 전 실장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예산 불법 전용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김건희씨와의 친분을 배경으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공사를 부당하게 따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1그램은 김씨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았던 업체다.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공사를 수의로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21그램이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뒤 준공검사도 받기 전 14억원이 넘는 대금을 먼저 지급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의심을 키웠다.
특검팀은 공사비 집행 과정에서 행정부처 예산이 불법 전용된 정황을 포착하고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에 앞서 관저 이전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1분과장으로 실무를 담당했던 김오진 전 국토부 차관을 오는 13일, 윤 전 비서관을 14일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합동참모본부의 내란 가담 의혹과 관련해서도 피의자 조사를 본격화했다. 앞서 특검팀은 ‘1호 인지사건’으로 합참 관계자들의 내란 관여 혐의 수사에 착수해 김명수 전 합참 의장, 정진팔 전 차장, 강동길 전 군사지원본부장, 이승오 전 작전본부장 등 7명을 입건한 바 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군이 국회 등에 투입되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계엄사령부를 함께 구성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그동안 합참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압수물 분석, 참고인 조사를 해온 특검팀은 지난주 내란 가담 의심을 받는 합참 관계자를 불러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김 전 의장까지 차례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신병 확보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7일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 대해서도 내란 선전 혐의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계엄 선포 당시 ‘계엄은 불법·위헌이다’라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등의 반란 혐의 수사는 당사자들이 소환에 불응해 난항을 겪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내란죄와는 별도로 군형법상 반란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군형법상 반란죄는 군인 신분을 전제로 하지만 계엄군 출동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군 장성들간 공모관계가 성립하는 만큼 반란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30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했다. 김 전 장관 역시 지난달 28일과 이달 6일 두 차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11일 소환요구를 받았으나 불출석 이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내란과 반란 혐의는 확인해야 할 내용이 달라 대면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체포영장을 집행해도 진술을 거부하면 실익이 없는 만큼 추가 조사 없이 재판에 넘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 11일 최재훈 대전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와 김민구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부장검사는 2024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할 당시 부장검사로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당시 검찰은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없이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소속 보안시설에서 한 차례 조사한 뒤 불기소 처분해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낳았다. 특히 지난해 3대 특검 수사과정에서 김씨가 2024년 5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직적인 수사외압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12일에도 법무연수원 교수로 근무 중인 서민석 검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부부장으로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 실무를 담당했다.
특검팀은 최 부장검사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박 전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조사 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의 수사기간은 최장 150일로 지난 10일 반환점을 돌았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