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절차, 개인·중소기업 맞춤형으로 개선해야”
서울회생법원, 채무자회생법 20주년 심포지엄
개인도산 접근성 제고, 중기 특화 절차 등 제안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시행 20주년을 맞아 법원과 유관기관들이 개인·중소기업의 도산절차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서울회생법원(법원장 정준영)은 11일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채무회생법 시행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개인도산 절차 접근성 강화와 중소기업 회생절차 개편, 유관기관 협력 확대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제시했다.
심포지엄은 2006년 통합도산법으로 채무자회생법이 출범한 이후 20년간을 성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서울 수원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6개 회생법원장도 함께 자리했다.
발표자로 나선 정승진 서울회생법원 판사는 개인도산절차 신청 시 발생하는 높은 비용과 복잡한 서류 준비를 지적했다. 정 판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마이데이터서비스를 활용한 제출 서류 간소화와 부채증명서 발급 절차 개선 등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접근성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정 판사는 한국신용정보원과 추진 중인 통합부채증명서 제도를 소개하고 “향후 공공 마이데이터와 통합부채증명서가 활성화되면 개인도산 상담부터 신청까지 한번에 처리하는 통합지원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회생 분야에서는 박주영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소규모 기업 재건법인 미국연방파산법 제11장 제5절(Subchapter V)을 국내 제도 개선의 모델로 제안했다. 박 부장판사는 미국의 제도는 채권자 일부 반대에도 법원이 강제인가를 할 수 있고, 절차 간소화와 비용 절감 장치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재호 신용회복위원회 본부장은 회생법원과의 협력 사례를 발표하고, 2014년부터 운영 중인 개인회생·파산 신청지원(Fast-Track) 제도와 취약채무자 신속면책 지원 현황을 소개했다.
황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서울회생법원 이전과 함께 추진되는 통합도산지원센터를 통해 관련 기관이 채무자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안내했다. 황 본부장은 “상담부터 법적 절차까지 단절 없는 지원이 재개 성공률을 높인다”고 밝혔다.
한편 정준영 서울회생법원장은 “과거 흩어져 있던 도산 법체계를 통합한 것이 채무자회생법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하고 “도산제도는 경제의 걸림돌이 아니라 투명한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기반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해 실패가 끝이 아닌 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광철·서원호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