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 지선 변수로…청 “강력 규탄” 속 신중 대응
“민간선박 공격 용납 못해, 강력 규탄” … 공격 주체 특정 유보
국민의힘 “6일 만에 피격 인정, 무책임한 태도 참담” 집중 공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화재 사건이 미상의 비행체 2기에 피격된 것으로 확인되자 청와대는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공격 주체는 특정하지 않은 채 추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응 수위를 정하겠다는 신중 기조를 유지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정부와 청와대가 초기 피격 여부 판단을 유보한 등을 문제삼으며 지방선거 쟁점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는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부 조사 결과, 나무호는 미상의 비행체 2기로부터 약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선미 외판을 타격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수면보다 1~1.5m 위쪽에 파손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기뢰나 어뢰 공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청와대는 공격 주체를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며 “특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단계이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확실한 근거 없이 이란을 공격 주체로 단정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선박과 선원의 안전, 향후 통항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외교부가 주한이란대사를 부른 것에 대해서도 “‘초치’가 아니라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협의한 것”이라며 “이란 관련 여부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와의 공조 가능성은 열어뒀다. 위 실장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안전 보장과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해양자유연합(MFC) 구상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특정 체제 동참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야권은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정부 조사 결과에서 빠진 두 글자는 이란”이라며 “외계인 UFO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12일에는 공식 논평에서 “사건 발생 6일 만에야 피격을 인정했다”며 “피격을 화재로, 부상을 무사로 둔갑시키려 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긴급현안질의와 CCTV 원본 공개, 공격 주체 규명을 요구했다.
나무호 피격 사건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보 이슈로 부상하면서 청와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전쟁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던 지방선거에 의외의 돌발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작전 참여 압박 강화와 국내 여론 변화 등이 맞물리며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