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손 24’ 활성화 총력
시행 6개월에도 연계율 29% 불과
미참여 EMR 업체 엄정 대응
14년 논의 끝에 도입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실손24)’의 낮은 연계율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특히 시스템 구축의 핵심인 전자의무기록(EMR) 업체들이 경제적 유인을 이유로 집단 참여를 거부하는 행태를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법적·제도적 압박을 가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보건복지부와 협업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의약단체 등을 통해 미참여 의료기관과 지역 공공병원 대상으로 공문 등을 발송해 청구전산화 참여가 법상 의무임을 안내하고 참여를 촉구하기로 했다. 공정위와도 협조해 미참여 업체 간 집단적인 불공정 관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한다. 자발적인 참여에 한계가 있을 경우 소비자단체는 과태료 신설 등 실효적인 제재 방안 마련도 정부에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오후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단체, 네이버·토스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대책을 논의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환자가 병원에서 종이 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계산서, 영수증, 처방전 등을 앱을 통해 보험사로 즉시 전송하는 서비스다. 이번 달 6일 기준 총 3만614개 의료기관이 참여 중이며, 전체 연계율은 29.0% 수준이다.
약 377만명이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지금까지 241만 건의 청구가 전산으로 완료됐다.
의료기관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부 EMR 업체들이 참여에 미온적이거나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있어, 해당 프로그램을 쓰는 병의원들의 전산화가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실손 24’ 연계율을 하반기 80~9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4000만 실손보험 가입자가 본인이 다니는 병원에 직접 ‘실손24를 도입해달라’고 요청하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현재 네이버·토스 앱에서는 별도 가입 없이도 청구 전산화 이용이 가능하다. 또 '실손 24' 앱 내에 각 병원의 청구 건수 표시 기능과 이미지 등록 기능을 신설해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설득으로 최근 대형 EMR 업체들이 참여를 결정함에 따라,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6월 이후 연계율은 52%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실손 청구 전산화는 매년 수천억원의 미청구 보험금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국민 서비스 인프라’”라며, “일부 업체의 경제적 이익 추구로 인해 국민 편익이 훼손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반드시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 매월 추진 실적을 점검하고, 지도 서비스(네이버·카카오 지도)와의 연계를 통해 사용 가능 병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국민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