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보다 예방’ 경찰 평가 달라졌다

2026-05-13 13:00:15 게재

피싱 환수·노쇼 예방까지 포상 … 체감치안·피해회복 중심 평가 확대

경찰청이 특별성과 포상금을 잇따라 지급하며 성과 중심 조직문화 강화에 나섰다. 단순 검거 실적보다 국민 체감도가 높은 생활밀착형 범죄 대응과 피해 회복, 범죄 예방 성과까지 평가 대상으로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지난 8일 특별성과 포상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14건에 대해 1억7700만원 규모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1월 첫 시행 이후 네 번째 지급이다. 최대 포상금은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1500만원 포상금은 경기 광명지역 재개발 조합장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황기섭 팀장 등 4명에게 돌아갔다.

경찰은 1년 8개월 수사 끝에 재개발 조합장 A씨 등을 검찰에 넘겼다. A씨는 특정 업체에 용역을 몰아주는 대가로 자신의 아들을 취업시키고 급여 명목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포상 대상에는 사회적 참사 2차가해 수사도 포함됐다. 경찰청 2차가해범죄수사팀 임정현 경감 등 6명은 세월호·이태원 참사 관련 허위정보 유포와 2차가해 피의자들을 검거한 공로로 1700만원 포상 대상에 선정됐다. 경찰은 해당 사건이 세월호·이태원 참사 관련 첫 구속 사례라고 설명했다.

불법사금융 수사 성과도 포함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최대 연 5735% 수준의 고리 이자를 받으며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한 총책 등 15명을 검거했고 범죄 수익금 22억5000만원을 추징보전했다. 포상금은 1700만원이 책정됐다.

피해 회복 사례도 주요 포상 대상으로 선정됐다. 강원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중국 당국과 공조해 중국 법원의 판결문을 확보한 뒤 피해자와 함께 현지를 방문해 피싱 피해금 1억8400만원 전액을 환수했다. 경찰청은 국내 수사기관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범죄 예방 활동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강원경찰청 수사과 문수진 경장 등은 전국 최초로 ‘노쇼 사기 예방 홍보문 자동 전송 시스템’을 발굴해 시행 전후 3개월 기준 피해 발생 건수를 74% 줄인 성과를 인정받아 포상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후 경찰청과 조달청 협약을 통해 전국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이번 포상 사례에는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한 뒤 현관 오물 투척 등 보복행위를 벌인 ‘보복대행’ 범죄조직 검거 사례도 포함됐다. 서울 양천경찰서 강력5팀 이병헌 경감 등은 관련 피의자 5명을 검거해 포상금 1000만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현재 내부 게시판을 통해 경찰관들이 직접 특별성과 포상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청 홈페이지 ‘우수공무원 추천’ 게시판을 통해 국민 추천 제도도 운영 중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최근 포상 기준이 단순 검거 실적보다 피해 회복과 생활밀착형 범죄 대응, 범죄 예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검거 실적 중심 평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국민이 실제 체감하는 피해 감소와 회복 여부도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피싱 피해금 환수와 노쇼 사기 예방 시스템 사례처럼 실제 피해 감소와 예방 효과를 중심으로 한 평가가 확대되면서 경찰 성과 기준도 검거 중심에서 체감치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성과 경쟁 강화에 따른 실적주의 우려도 제기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특별한 성과를 거둔 공무원을 적극 발굴해 성과 중심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