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웃돈 미국 물가에 인플레이션 경계감 다시 커져

2026-05-13 13:00:28 게재

5월 4%대 물가 진입, 연내 5% 돌파 전망 나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 인상 36% ‘추가 긴축’

시장 예상치를 웃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시 커졌다. 4월 CPI는 3.8% 오르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에는 4%를 넘어서고 연내 5%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플레이션 가속화 우려에 금리인하 기대는 사라지고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36%로 확대됐다.

◆에너지 가격 급등, 생활비 상승으로 확산 = 12일(현지시간) 미국의 4월 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3.8%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4% 올라 각각 전망치(2.7%, 0.3%)를 웃돌았다.

이번 발표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노동부는 4월 에너지 부문이 전월 대비 3.8%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상품은 한 달 새 5.6%가 올랐고, 휘발유와 연료유도 각각 5.4%, 5.8%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 지수는 17.9%가 올랐다. 에너지 상품과 휘발유, 연료유 상승률은 각각 29.2%, 28.4%, 54.3%에 이른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약화되던 국면에서 미국 물가가 본격적인 전쟁발 에너지 물가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없이는 미국 내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유가 현상이 지속된다면 미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추가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오르며 전체 물가지수 상승에 큰 비중을 보탰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식품 가격도 전월 대비 0.5% 올랐다. 육류·가금류·생선·달걀 지수가 1.3% 상승한 가운데 특히 소고기 가격이 2.7% 급등했다.

시장은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비자물가로 전이된 점에 주목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 역시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전월(0.3%)보다 오름폭이 확대됐고,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며 “근원 CPI마저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격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우려했다.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에서 거래자들은 올해 미국 물가가 4%를 넘을 가능성을 거의 확실시했다. 4.5%를 웃돌 가능성에는 약 3분의 2의 확률을 부여했고, 5%를 돌파할 가능성도 40%에 육박한다고 전망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대로 전쟁이 지속된다면 다음 달부터는 4% 인플레이션에 돌입한다”며 “종전이 지연될수록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동결 넘어 금리 인상= 시장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흐름이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또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급격히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60%대로 우세해졌으며, 심지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36%대까지 치솟았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4월 물가지수는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결과를 보여줬다”며 “에너지 외에도 서비스 부문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차단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특히 5월로 예정된 연준 의장 교체 이슈는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차기 의장으로 유력한 케빈 워시(Kevin Warsh) 체제가 출범 초기부터 ‘전쟁발 물가 쇼크’라는 난관에 봉착함에 따라, 신임 의장의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주 투매… 국채금리 고공행진 =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는 급락하고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129.50포인트(1.69%) 내린 7513.65로 출발한 오전 9시 12분 현재 전장 대비 196.25포인트(2.57%) 내린 7446.90에서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16.48포인트(1.40%) 내린 1162.81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3.9원 오른 1493.8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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