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취업자 7만4천명 증가 그쳐…고용시장 ‘경고등’ 켜졌나

2026-05-13 13:00:27 게재

20대 취업자 19만5천명 ‘수직 하락’… 24개월째 고용률 하락세

제조업 22개월·건설업 24개월 연속 감소 … 양질의 일자리 ‘실종’

‘쉬었음’ 250만명 … 고령층 일자리로 버티기·경제활력 저하 우려

국가데이터처가 13일 발표한 ‘2026년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며 고용 시장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올해 2월(23만4000명)과 3월(20만6000명) 연속으로 유지되던 20만명 선이 한 달 만에 10만명 아래로 하락했다.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고물가에 의한 소비 위축이 고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허리인 20·40대와 주력 산업인 제조업·건설업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고용의 ‘질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라진 청년 일자리 = 가장 뼈아픈 대목은 청년층(15~29세)의 고용 한파다.

4월 청년층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4000명 줄었다. 특히 20대에서만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이로써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 대비 1.6%포인트(p) 하락한 43.7%를 기록하며 24개월 연속 하락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확산으로 단순 사무직이나 서비스직 수요가 줄어든 점도 청년들의 진입 장벽을 높였다.

실제로 청년층 실업률은 7.1%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0.2%p)했으나, 이는 구직 자체를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인원이 늘어난 데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산업별로 보면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5만5000명 줄어들며 2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등 일부 업황은 개선되고 있으나, 그 온기가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생산 현장의 인력 수요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건설업 역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8000명이 감소해 2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도 11만5000명이 급감하며 고학력 전문직들의 고용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6만1000명)과 부동산업(4만9000명) 등 정부 재정 일자리나 단기 서비스업 위주로 취업자가 늘어나며 대조를 이뤘다.

◆고령층이 지탱하는 고용시장 = 연령별 고용 구조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7만4000명)보다 훨씬 많은 18만9000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늘어났다. 이어 30대(8만4000명)와 50대(1만1000명)에서도 조금 늘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주축인 40대 취업자는 1만7000명이 줄어들며 20대와 함께 감소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선 고령층이 전체 고용 수치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재정경제부는 고령층 고용 증가가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등 정책적 영향과 인구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으나, 민간 부문의 자생적인 일자리 창출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고용 시장의 활력을 보여주는 비경제활동인구 지표도 나빠졌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15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17만4000명 늘어났다. 특히 구직 의사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24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000명 증가했다.

고용률(15세 이상)은 63.0%로 전년보다 0.2%p 하락하며 3년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15~64세 고용률(OECD 기준)은 70.0%를 기록해 0.1%p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는 고령층 고용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실질적인 고용 여건 개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 등 하방 위험이 고용을 압박하고 있다”며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추경의 신속 집행과 현장 애로 대응을 통해 고용 회복의 모멘텀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기적인 일자리 공급에 치중하기보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육성을 통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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