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성공한 대통령 만드는 게 최선의 ‘이재명 살리기’다
“다스는 누구겁니까?”. 이 질문으로 호명된 사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차명 실제 소유자로,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2007년 17대 대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 측이 처음 제기해 대선 본선에서 쟁점이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에도 내내 논란이 됐다. 2007~2008년 검찰과 특검은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지만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후 검찰의 재수사를 거쳐 “다스는 이명박의 것”이라고 확정돼(대법원 판결) 이 전 대통령은 감옥에 갔다.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는 다분히 질문을 차용한 것 같다. 2021년 20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이 쟁점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당내 경선에 이어 대선 본선에서 큰 쟁점이 되었고 지금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논란 진행 과정은 ‘다스’와 다르다.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투자자 측에 참여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화천대유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재명이라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화천대유는 누구겁니까”라는 질문의 유통기한은 짧았다.
다스와 화천대유의 같은 점과 다른 점
그런데 공격과 쟁점의 포인트가 달라지기를 거듭했다. 저수지설(거액의 뒷돈을 받아 숨겨놓았을 것), 대선자금 지원설, 핵심 측근 뇌물 혐의에 이어 배임(막대한 초과이익 미환수) 혐의 등이다. 저수지설 대선자금 지원설은 애초부터 얘기꺼리가 안됐고, 이재명 대통령 측근들의 뇌물죄는 무죄, 다른 금품수수 수수 혐의도 증거가 부족하다. 더욱이 이 대통령에게는 돈이 한푼이라도 직접 갔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
초과이익을 충분히 환수하지 못했다는 배임 혐의는 대장동 사업 과정을 살펴보면 성립이 안된다. 당시 성남시 관계자들은 현금성 배당 확정이익 1822억원에 공원 및 터널, 도로 등 인프라 조성비를 포함하면 5503억원을 환수했다며 배임 혐의를 원천적으로 부정한다. 사전 확정이익 방식이 문제라고 하지만 사후 이익 배당의 경우 건설사들이 비용을 부풀려 이익을 줄이는 폐단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
진행 중인 대장동 본안 사건 2심에서는 핵심 인물들인 남 욱(변호사) 정영학(회계사) 등이 진술을 바꾸거나 녹취록 변조,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 등이 불거지고 있다. 관련 재판이 진행될수록 검찰의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와 강압, 증거조작 등의 정황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대북송금 의혹 사건도 국회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의문 투성이다. 당시 국정원은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에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 자료는 제외하고 불리한 자료만 보냈다고 한다. 검찰과 국정원 간 은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도 있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회장이 국정조사에 출석해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측 리호남에게 7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증언했지만 현 국정원이 제출한 자료와는 상충된다. 대북사업을 이용한 자신의 주가조작 혐의를 방어하기 위한 계산된 증언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요컨대 대장동 사건이든 대북 송금사건이든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불리할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규명 국정조사’에 이어 관련 특검법안을 발의하고 특별검사에게 공소 취소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나섰다. 국정조사 결과를 토대로 특검을 설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소를 취소하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국민 여론에서 한참 멀어진 민주당
국민 여론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15 대 1을 호언하던 게 엊그제인데 오차범위 밖 우세였던 부산 대구가 접전 지역으로 변했고 다른 지역도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뒤늦게 특법안안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집권기에 대못을 박아도 정권 바뀌면 다 헛것이 된다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이재명을 살린다는 게 오히려 이재명을 죽이는 길이 될 수 있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는 것보다 더 나은 이재명 살리기 방법이 있을까.
그렇다고 강압수사 조작기소 등 명백한 불법행위를 한 자들을 그냥 두라고 하는 것도 문제다. 보다 현명한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