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식 혁신…1분기 최대 실적
이마트, 현장경영·공간혁신·가격투자 삼박자 … 트레이더스·G마켓까지 ‘퀀텀점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다시 성장하는 해’ 전략이 1분기 실적으로 본격 가시화됐다. 현장 중심 경영과 공격적인 공간 혁신, 가격 경쟁력 강화가 맞물리며 이마트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9% 증가한 17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이후 14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순매출은 7조123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463억원으로 9.7% 증가하며 2018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할인 경쟁이 아니라 상품·가격·공간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고객 체류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올해 들어 스타필드 마켓 죽전과 스타필드 청라, 트레이더스 구월점 등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찾으며 현장경영을 강화했다. 1분기에만 네 차례 현장을 방문하며 실행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뉴얼 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새 단장한 점포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산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1% 늘었고 방문객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동탄점과 경산점 매출도 각각 12.1%, 18.5% 증가했다.
특히 체험형 콘텐츠 강화와 휴식 공간 확대를 통해 장기 체류 고객 비중도 크게 늘었다. 리뉴얼 점포 3시간 이상 체류 고객은 평균 87.1% 증가했다. 단순 장보기 공간에서 체류형 복합쇼핑 공간으로 전략 방향을 바꾼 것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가격 경쟁력 강화 전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마트는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 절감 효과를 가격 인하에 재투자하며 고객 유입 확대에 집중했다.
대표 할인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는 매출과 고객 수가 각각 3.5%, 6.0% 증가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초저가 생활용품과 자체 브랜드(PB) 상품 강화도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다.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가성비 쇼핑처’ 이미지를 강화하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트레이더스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트레이더스는 1분기 총매출 1조60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도 12.4% 증가한 47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용량·가성비 상품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PB 브랜드 ‘T스탠다드’ 매출은 40% 증가했고 ‘T카페’ 매출도 24% 늘었다. 방문객 수도 3% 증가하며 창고형 할인점 경쟁력이 더욱 강화됐다.
주요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 흐름에 동참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객단가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늘었다.
SCK컴퍼니 역시 신규 출점 효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G마켓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JV) 설립 이후 공격적인 가격 투자에 나선 결과 거래액(GMV)이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3월 G마켓 거래액과 평균 객단가는 각각 12%, 10% 증가했고 4월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단기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는 정 회장의 전략이 온라인 사업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기존 유통 사업 성장세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사업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유통과 데이터,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신사업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강조한 현장 중심 혁신과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단순 비용 절감 수준이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업 침체 속에서도 고객 경험 중심 전략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