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청년층 파고들었다
경찰, 6개월간 1553명 검거 … SNS 기반 신종 대출 수법 확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불법사금융이 청년층 일상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온라인 도박과 급전 수요, SNS 광고가 결합되면서 불법사금융이 비대면 생활형 범죄로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 사금융은 정식으로 등록된 금융 기관이 아닌 곳에서 고금리 대출, 불법 채권 추심, 대출 사기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총 1284건, 155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1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검거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검거 인원은 19% 늘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전국 단위 특별단속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전국 시도경찰청 직접수사부서와 경찰서 지능팀 중심의 전담 수사체계를 운영하며 단속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은 채권추심법 위반이 43%(955명)로 가장 많았고 대부업법 위반 43%(949명), 이자제한법 위반 14%(312명)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999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이어 40·50대 731명(38%), 60대 이상 129명(7%) 순이었다.
경찰 안팎에서는 불법사금융이 청소년층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단속에서 20대 이하 피해자는 64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청년·청소년층이 SNS 기반 급전 광고에 반복 노출되면서 불법사금융 유입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온라인 도박과 익명 거래 환경이 결합되면서 청소년층까지 비공식 대출로 유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법사금융은 비대면·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SNS 광고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이용한 신·변종 불법대출 수법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가 이른바 ‘내구제 대출’이다. 저신용자 명의로 휴대전화나 가전제품을 개통·임대한 뒤 이를 장물업자에게 판매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울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인터넷 등에 ‘내구제 대출’ 광고를 올려 모집한 저신용자들 명의로 가전제품을 임대한 뒤 판매한 대출 브로커 등 8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
지인과 가족 정보를 담보처럼 확보한 뒤 변제가 늦어지면 이를 이용해 협박성 추심을 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온라인 광고를 통해 모집한 피해자 402명에게 약 3억8000만원을 불법 대출하고 가족·지인 정보를 이용해 채무 변제를 독촉한 일당 10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했다.
상품권 예약판매를 빙자한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품권 판매를 가장해 급전을 빌려준 뒤 기한 내 변제하지 않으면 직장과 지인들을 협박하거나 상품권 사기를 당한 것처럼 허위 고소한 불법사금융업자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상품권 거래 형식을 띠는 경우 단순 매매로 판단된 사례가 있어 처벌이 쉽지 않았지만 피해자 진술과 거래 장부 분석 등을 통해 실제 불법대출 계약 구조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불법 추심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자동 반복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피해자 600여명에게 약 17억원 규모의 불법대출을 해주고 추심한 일당 8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다.
경찰청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대한법률구조공단과 함께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피해자는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나 경찰(112)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또 오는 7월 시행되는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연 이자율이 60%를 넘거나 폭행·협박, 성착취 요구 등이 동반된 불법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가 된다. 이미 지급한 원금·이자도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와 불법광고를 신속 차단해 추가 피해를 막겠다고 밝혔다. 또 대출 계약 전 거래 상대방이 등록 대부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계약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