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1분기 순이익 전년 대비 2배 증가

2026-05-15 13:00:01 게재

증시 호황에 거래대금 증가…퇴직연금 성장

하반기,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효과 기대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호황에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트레이딩 손익이 확대됐다. 또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에서 증권으로 자금이동이 빨라지며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반기엔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효과도 기대된다.

◆분기기준 역대 최고치 실적 =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기준) 10곳의 연결 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3318억원으로 작년 1분기 2조272억원보다 113.7% 증가했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자, NH, 키움, 삼성, KB, 신한 등 7개 증권사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19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최초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2582억원)와 비교하면 약 288%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9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5.1% 증가한 7847억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6367억원, 당기순이익 4757억원으로 각각 120.7%, 128.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영업이익 6212억원(90.9%), 당기순이익 4774(102.6%),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6095억원(82.1%), 당기순이익 4509억원(81.5%)를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151% 증가 = 증권사들의 호실적에는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한몫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항목별 수익을 공개한 증권사 7곳(미래에셋·한국투자·NH·삼성·메리츠·키움·신한)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조1701억원으로 1년 전 8641억원보다 151.1%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62조387억원(ETF 포함)으로 1년 전 22조5491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시 호황은 WM 수수료 수익 증가로도 이어졌다. 증권사 6곳(미래에셋·한국투자·NH·삼성·메리츠·신한)의 WM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2045억원에서 4033억원으로 97.2% 확대됐다.

자기자본(PI) 투자도 빛을 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투자자산 공정가치평가 손익으로 8040억원을 벌었는데,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기업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 등을 통해 스페이스X 등에 투자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성장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41조679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조원 이상 늘었다.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연금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가면서 은행 예금과 보험상품 등에 묶여 있던 자금이 증권사로 대거 이동했다. 이러한 자금을 바탕으로 활발한 주식 투자가 이뤄진 점도 증권사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8000돌파…증권업 우호적 환경 지속 =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증권사에 우호적인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오전 코스피는 꿈의 지수 8000도 뚫으며 ‘8천피’ 시대를 열었다. 전일보다 29.66포인트(0.37%) 내린 7951.75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0분 기준 전일 대비 34.08포인트(0.43%) 오른 8015.49에서 거래 중이다. 이달 6일 역대 처음 7000선을 뚫은 지 9일 만에, 거래일 기준으로 7거래일 만에 사상 처음 8000선 고지를 밟았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증권주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내다봤다. 중동 전쟁발 시장 침체가 1개월 만에 회복해 거래대금이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고, 거래 회전율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존재하는 상황이나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여전한 상황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특히 이달 22일 출시되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개인투자자의 회전율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도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개인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해외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BKR)와 손잡고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선보인다. 하나증권도 지난해 홍콩 엠퍼러증권과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래에셋·NH·KB·신한투자증권 등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증권사는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해외 브로커와의 협업으로 국내 주식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변화로 새로운 투자자 유입 경로가 열린 만큼 거래대금 확대 기대감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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