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범운항 ‘팬스타’와 협약 준비
해수부 “최종 결정까지 남아 있어”
컨테이너운항 경험 없어 ‘모험항해’
부산에 본사를 둔 팬스타그룹이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 공모에 단독 신청해 해양수산부와 최종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8~9월 부산에서 로테르담(네덜란드)까지 북극항로를 통해 컨테이너화물을 운송할 선사를 구하고 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13일 팬스타가 운항사로 예비 선정됐다”며 “22일까지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을 통한 새로운 무역로 선점’이라는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올해부터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실시, 2030년 상업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해운협회가 지난 11일까지 시범항로 참여 선사를 공모했고, 팬스타가 단독 참여했다. 팬스타는 13일 열린 심사위원회에서 예비 선정됐지만 선박과 선원·화물확보 방안과 운항계획 등을 놓고 해수부 등과 최종 조율 작업을 거쳐야 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팬스타와 협의 중이지만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팬스타그룹은 1999년 ‘장보고 프로젝트’로 이름 붙인 한·일 카페리사업으로 출범해 12개 관계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전용 컨테이너선으로 정기선 서비스 사업을 한 경험은 없다.
2030년부터 북극항로를 컨테이너선 운항 서비스를 본격화하겠다는 정부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신중히 검토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기존 컨테이너선 운항 선사들이 시범운항에 참여할 것을 꺼린 상황에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모험 항해에 나선 선사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유럽에서 대서양항로를 개척할 때는 해도도 없이 도전했는데 지금은 더 많은 정보와 발달한 항해기술이 있다”며 “기존 컨테이너선사들이 꺼리는 상황에서 해수부도 북극항로라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 때 모험가적인 도전 정신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팬스타그룹은 시범항해에 사용할 선박을 용선(임대)하지 않고 중고선을 매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컨테이너 해운에 새롭게 진입하는 팬스타가 선박을 빌려서 시범항해에 한 번 사용하고 반납하는 것보다 시범항해를 이용해 선박을 매입하고 평소에는 아시아 역내 시장을 개척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내부적으로 준비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팬스타는 2002년 부산~오사카 항로에 팬스타 드림호가 취항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크루즈 개념을 도입한 한국형 크루즈 모델을 제시했고, 부산 원나잇크루즈와 대한해협크루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국내 크루즈 산업 발전을 선도해 왔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