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김태효·김대기 잇단 소환

2026-05-15 13:00:01 게재

김태효,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

김대기, 관저이전 예산 불법전용 관여 혐의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15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나란히 소환했다.

특검 출석하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경기도 과천에 마련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정당성을 알리는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국회가 탄핵소추, 예산 삭감 등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대한민국 헌법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기도한 것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좌파·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특검에 도착한 김 전 차장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윤 전 대통령 지시로 보낸 게 맞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차장은 계엄 해제 직후 필립 골드버그 당시 주한미국대사에게 전화해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다만 김 전 차장은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며 계엄 가담 의혹을 부인해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8일 김 전 차장의 자택과 대학 연구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을 상대로 계엄 정당화 메시지 작성 경위와 골드버그 대사와의 통화 내용, 이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에게도 오는 26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안보실과 외교부를 통해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작성하고 우방국에 전달하도록 직접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윤 전 대통령은 군형법상 반란 혐의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특검에 나와 조사받으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반란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21일 출석을 통보했다. 김 전 장관 역시 지난달 29일 반란 혐의로, 이달 6일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출석을 통보받았지만, 모두 불응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 전 실장도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김건희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부당하게 따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검팀은 21그램이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뒤 준공검사도 받기 전에 14억여원의 대금을 먼저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공사비 집행 과정에서 행정부처 예산이 불법 전용되는 데 김 전 실장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 관저 이전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실무를 맡았던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을 13일,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또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14일 감사원과 유병호 감사위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2022~2024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지만 21그램이 공사를 맡게 된 경위와 김건희씨와의 관련 의혹 등은 제대로 규명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던 유 감사위원은 21그램을 직접 조사하려던 감사관들을 질책하고 서면조사를 지시하는 등 부실 감사를 종용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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