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연구팀, 임신 중 독감과 소아 장질환 연관성 규명
“산모 독감 감염 시 자녀 궤양성 대장염 위험 증가”
256만명 의료 빅데이터 분석 결과 국제학술지 게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이 임신 중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이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관련 연관성을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로 검증한 세계 최초 사례라고 대학측은 설명했다.
15일 경희대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0~2017년 출생 아동 256만2302명을 대상으로 최대 14년간 추적 관찰 데이터를 분석했다. 산모의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와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에서는 아동 연령과 임신 중 감염 시기, 계절 요인 등도 함께 반영했다.
분석 결과 산모가 임신 중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경우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은 3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전적 배경과 가정환경 등 가족 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이런 경향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위험 증가는 자녀가 7세가 될 때까지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임신 후기인 3분기 감염에서는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위험이 비감염군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겨울·봄철 독감 유행 시기 감염에서도 위험 증가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크론병과의 유의미한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유발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 장 점막 면역 조절 체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는 김현지·박재유 연구원과 최유진 학생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 ‘거트(GUT)’ 온라인판 5월호에 게재됐다.
박재유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이 염증성 장질환 가운데에서도 특히 궤양성 대장염 발생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동건 교수는 “산모의 독감 감염이 자녀 장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임상적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관성을 검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임신 중 적극적인 독감 예방접종과 신속한 치료가 자녀 염증성 장질환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