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취업사기·로맨스스캠 납치 반복
장애인 채용공고·온라인 교제 미끼로 유인
한인 2명 국제공조 구조 … 범죄 확산 우려
캄보디아에서 일자리 알선과 온라인 교제를 미끼로 한국인을 유인한 뒤 감금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은 현지 경찰과 국제 공조를 통해 피해자 2명을 구조하고 용의자들을 검거했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취업사기와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을 결합한 납치·감금 범죄가 반복되면서 해외 범죄 대응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감금 사건과 관련해 코리아전담반과 재외공관, 국가정보원, 현지 경찰 간 공조를 통해 피해자 2명을 구조했다고 17일 밝혔다.
첫 사건은 지난 7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지역 호텔에서 발생했다. 30대 한국 남성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장애인·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 채용 공고’를 보고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이동했다가 감금됐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국내 일자리는 마감돼 해외 근무만 가능하다”며 A씨를 해외로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달 넘게 일자리를 얻지 못한 A씨는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혔고 이후 용의자들로부터 2만달러를 요구받으며 감금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구조 요청 메일을 보냈고 경찰청은 신고 접수 직후 국제공조2과와 코리아전담반, 국가정보원, 현지 경찰이 참여하는 실시간 국제 공조 체계를 가동했다.
양국 경찰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분석과 주변 탐문 등을 통해 A씨가 감금된 호텔을 특정했다. 이후 캄보디아 경찰 20여명을 투입해 호텔 출입구와 도주로를 차단했고, 용의자 3명이 A씨를 데리고 도주하는 장면을 포착해 신고 접수 약 9시간 만에 피해자를 구조했다. 용의자들도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A씨가 장애인 특별 채용 공고를 통해 해외로 출국한 점을 토대로 인력 송출 브로커와 공고 작성·유포자 등에 대한 후속 수사도 진행 중이다.
두 번째 사건은 지난 10일 프놈펜에서 발생했다. 20대 한국 여성 B씨는 온라인으로 알게 된 중국인 남성을 만나기 위해 캄보디아로 갔다가 감금됐다. B씨는 “돈을 주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는다”는 협박을 받는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로맨스스캠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인터폴 황색수배와 함께 국제 공조 대응에 착수했고, 코리아전담반은 B씨가 공유한 위치 정보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고층 레지던스 내 감금 장소를 특정했다. 이후 현지 경찰과 합동 작전을 벌여 신고 하루 만에 피해자를 구조하고 용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온라인 취업 알선과 로맨스스캠, 불법 도박 조직 등이 결합한 형태의 감금 범죄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 대상 채용 공고나 온라인 친분 관계를 이용한 해외 유인 방식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준성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장 직무대리는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일자리 알선을 빙자한 납치·감금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며 “온라인상 해외 취업 제안이나 신원 확인이 어려운 외국인의 접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