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신현송체제 출범…첫 회의 주목

2026-05-18 13:00:04 게재

김진일 위원 15일 취임 “인플레 우려 고조”

28일 회의서 기준금리 인상 신호 나올 수도

한국은행이 신현송 총재 체제를 정비하고 이달 말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 방향의 큰 흐름이 이번 회의에서 드러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김진일 신임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15일 공식 취임했다. 김 위원은 취임사를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하며 통화정책과 관련 대체로 긴축 선호성향을 드러냈다. 그는 “금융의 큰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경기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며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사진 오른쪽 네번째)가 지난달 21일 취임한 가운데 김진일 금통위원(사진 왼쪽 네번째)이 15일 공식 임명됐다. 신 총재가 이끄는 새 금통위는 오는 28일 첫 회의에서 통화정책방향 등을 결정한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특히 김 위원은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고조됐다”며 “복잡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 중앙은행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새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론적 수준의 발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김 위원이 향후 긴축적 통화정책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1일 취임한 신현송 총재 역시 물가안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신 총재는 취임 직후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과 경기의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함께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신 총재와 김 위원이 잇따라 물가안정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까지 올라 한국은행 목표치인 2.0%를 웃돌았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 수준을 기록했고, 독일 등 유로존 주요국 물가도 3%대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다시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케빈 워시 의장 체제로 재편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 대응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올해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일본은행(BOJ) 역시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각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도 중앙은행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4.6%, 30년물 금리는 5.1%를 넘어서는 등 장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도 2.7%를 돌파하며 1997년 이후 약 29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재정적자 확대 우려, 인플레이션 재가속 가능성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 여건 변화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오는 28일 열리는 신현송 총재 체제의 첫 금융통화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자체가 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물가와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경우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와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1~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재상승 우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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