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내사 착수
“80본 중 50본 기준 미달” … 시공·감리·감독 책임 공방 확산
경찰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내사 착수 방침을 밝히면서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 간 책임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감사에 이어 경찰 수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공·감리·감독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 규명 요구도 커지고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GTX-A 삼성역 구간 시공 오류와 관련해 “언론 보도와 의원들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관계 등을 토대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일부에서 주철근 절반가량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 설계상 주철근 2열이 들어가야 하는 기둥에 실제로는 1열만 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기둥 80본 가운데 50본이 설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GTX 삼성역 구간 1㎞는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시에 위탁해 추진 중이며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철근 누락 사실을 발견해 서울시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대건설은 철근이 누락된 기둥 외부에 철판을 덧대는 보강 공법을 제안했다. 또 보강 시공계획서를 제출했고 서울시와 국토부는 보강 공법 적정성 등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국가철도공단에 관련 내용을 이미 보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3일과 12월 12일, 올해 1월 16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철근 누락 내용이 포함된 감리보고서를 공단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구조기술사 검토 결과 현재 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은 구조물이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시공 오류 발견 이후 현장 안전 점검과 함께 보강 공법과 유지관리 영향 등을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올해 3월 시공사로부터 보강 시공계획서를 제출받은 뒤 현장 적용성을 검토했고, 4월 최종 보강방안을 확정한 뒤 4월 24일 국가철도공단, 29일 국토부와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은 이날 “서울시로부터 철근 누락과 관련한 직접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공단은 관련 내용이 방대한 건설사업관리보고서 내 업무일지 일부에만 포함됐을 뿐 별도 보고나 협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가 제출한 건설사업관리 주요내용 요약에는 철근 누락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고 시공 실패 사례 항목에도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공단은 “GTX-A 삼성역 무정차 개통과 관련한 중대 결함 사안에 대해 4월 29일까지 직접 보고나 협의가 없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정치권에서는 단순 시공 오류를 넘어 무리한 공정 관리와 감독 부실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해당 공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장시간 노동과 공기 압박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당시 서울시 발주 공사 현장에서 월 최대 325시간 노동과 30시간 연속근무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무리한 공정 관리가 안전·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 직무대행은 “고발이 이뤄질 경우 경찰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국토부는 지난 15일부터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서울시가 시공 오류를 인지하고도 수개월 뒤 국토부에 보고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구조 검증에도 나섰다. 시공 오류가 확인된 지난달 29일 야간 긴급점검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6~8일에는 외부 전문가 20명을 투입해 구조설계와 철근 배근, 보강 방안 적정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국토안전관리원·철도기술연구원·국가철도공단 등과 특별점검단을 구성해 약 한 달간 시공·안전·품질관리 전반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에 따라 벌점 부과와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감사와 함께 경찰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GTX-A 삼성역 공사의 시공·감리·감독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 규명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장세풍·김선일·김선철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