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계곡 불법시설 7만건 정비한다
당·정 징벌적 이행강제금 검토
부당이득 환수, 법 개정 추진
더불어민주당과 행정안전부가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사업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전국 에서 확인된 불법시설 7만2000여건에 대해 자진 철거를 유도하되, 반복적 불법점유나 영업형 사유화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강화와 부당이득 환수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행안부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천계곡 정비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권칠승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윤건영 행안위 정조위원장, 박상혁 사회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 쪽에서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김용균 자연재난실장 등이 자리했다.
하천·계곡 정비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국지성 폭우에 대비한 재난예방 대책 성격이 크다. 당정은 계곡 내 평상 데크 물막이시설 등 불법 구조물이 물 흐름을 방해하고 급류 발생 때 인명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불법 시설물이 하천의 본래 기능을 훼손하고 수질오염과 환경훼손, 국민 휴식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행안부는 지난 3~4월 지방정부와 함께 1차 조사와 추가 확인·검증을 진행해 하천·계곡 내 불법시설 7만2658건을 확인했다.
당정은 우선 자진 철거와 원상복구를 유도하되, 사익 추구형 불법점유에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계곡에 자리를 깔고 영업을 하거나 공공 하천부지를 사유화해 이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과 이행강제금 강화, 부당이득 반환 청구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공공의 자산을 활용해 개인이 사익을 낸 경우 그 이익을 회수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오랫동안 점령해 상행위를 한 경우 부당이득에 대한 반환 청구를 국가가 할 수 있으니 그런 부분도 수단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칠승 행안위원장도 “불법으로 점용하고 버티면 이익을 보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이행강제금을 징벌적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 법 개정도 추진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소하천정비법 개정안에는 불법 구조물 철거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 특례와 이행강제금 부과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정은 하천법과 소하천정비법 등 관련 법령을 추가로 손질해 반복 위반 시 이행강제금을 가산할 수 있는 근거, 영업형 불법점유 이익 환수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의장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관련 법안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정은 마을 단위 공동시설이나 생계와 밀접한 시설에 대해서는 현장 여건을 함께 고려하기로 했다. 마을 주민들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설치한 시설이 하천부지에 있는 경우 무조건 철거하기보다 지방정부가 공동작업장 등 대체 공간을 마련해 안전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예방적 관리체계도 보강한다. 당정은 계도 기간 이후 불법시설이 다시 설치되는 일을 막기 위해 주요 계곡과 하천에 감시 장비 등 관리를 위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행안부가 다른 부처와 협의해 필요한 감시·관리 장비 설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불법 하천·계곡 시설은 무관용 원칙 아래 엄정하게 정비하되, 계도 기간을 통해 자발적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며 “주민 공용시설이나 생계 밀접 시설에 대해서는 국민 불편과 현장 여건을 고려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비정상의 정상화 원칙 아래 국민 안전과 민생 안전을 위해 실효성 있는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