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오늘이 정책설계 나침반”…박홍근 ‘청년 라이브톡’

2026-05-20 13:00:03 게재

청년·청소년 100명과 자유토론 … 일자리·주거·지방소멸 등 다뤄

“청년 연금혜택 강화·관계인구 확대” 등 톡톡 튀는 정책제안 쏟아져

박 장관 “청년은 정책설계 나침반 … 미래비전 수립에 적극반영” 다짐

“청년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입니다. 3~5년짜리 단기 지원을 넘어,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청년 전용 연금 혜택을 강화해 주십시오.”

19일 오후,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에 모인 100여명의 청년들 사이에서 날카로우면서도 현실적인 정책 제안이 이어졌다. 기획예산처가 처음 마련한 청년 참여형 공개 토론회 ‘다음 세대와 함께 대한민국을 그리다: 청년 라이브톡(Live Talk)’ 현장의 열기는 초여름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다음 세대와 함께 대한민국을 그리다.’ 기획예산처-청년 Live Talk에 참석, 대한민국 청년들과 자유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기획예산처 제공

◆“정부발표는 최소로, 대화는 최대로” = 20일 기획처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기존의 딱딱한 정부 간담회 형식을 완전히 탈피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양복 대신 편안한 복장으로 청년들 사이에 앉았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부터 중·고등학생과 청년 크리에이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음 세대’들이 이날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행사는 △청년 정책건의 언박싱 △2045년, 청년이 고를 대한민국 △청년의 모든 것 등 세 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기획처는 일방적인 정책 홍보를 지양하고, 참석자 모두가 자유롭게 말하고 듣는 ‘모두의 광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세션 ‘정책 건의 언박싱’에서는 청년들이 현실로 직면한 일자리와 주거, 지방 불균형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경제미디어 어피티의 박진영 대표는 “현재 청년 자산 형성 정책은 단기 지원에 치중해 있다”며 “청년들이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연금계좌에 세액공제 ‘플러스 알파’ 혜택을 주는 등 청년의 ‘시간’ 가치를 극대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박홍근 장관은 “연금계좌를 통한 청년 지원은 미처 생각지 못한 신선한 관점”이라며 “관계부처와 즉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도 제시됐다. 인턴 중인 김도연씨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건 일자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관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정주 인구를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과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갖는 ‘관계인구’를 늘리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직·기술직도 존중받는 사회” =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는 노동시장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물리치료사 이승구씨는 “병원, 하수처리, 장애인 이동 지원 등 필수 노동을 담당하는 현장직·기술직이 청년들에게 외면받는 건 사회적 존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단순 취업자 수 늘리기가 아닌, 일한 만큼 자립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는 구조적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QR코드를 활용한 실시간 투표를 통해 ‘2045년, 청년이 원하는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청년들은 AI 전환과 저출산 등 당면한 과제를 토대로 ‘2045년 한 문장 만들기’, ‘없어져야 할 단어’ 등의 밸런스 게임에 참여하며 20년 뒤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했다.

행사 내내 청년들의 발언을 꼼꼼히 메모한 박 장관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강한 정책 반영 의지를 보였다. 박 장관은 “청년의 생생한 경험과 목소리는 정부가 정책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나침반이자 새로운 정책의 씨앗”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책이 있어도 모르면 없는 것과 같다”며 청년들의 정책 접근성을 높이는 ‘전달 체계’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늘 나온 이야기들이 현재 수립 중인 ‘2045 중장기 국가 전략’과 내년도 예산안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기획예산처는 지난 4월 ‘나라살림 타운홀 미팅’에 이어 이번 ‘청년 라이브톡’을 통해 국민과의 직접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현장에서 제안된 ‘고숙련 기술직 처우 개선’, ‘관계인구 확대’, ‘청년 특화 연금 지원’ 등의 아이디어가 실제 정부 예산과 정책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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