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떠나자 푸틴이 베이징 입성
시진핑과 에너지·전략 담판 ‘시베리아의 힘-2’ 협상 주목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11시 12분께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나와 영접했고, 의장대와 환영단도 도열했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조어대)에 머문 뒤 20일 오전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한다. 이후 시 주석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외교안보 라인이 참석하는 확대 회담도 이어진다.
양국 정상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러시아·중국의 해’(2026~2027년) 기념행사에도 함께 참석하며 푸틴 대통령은 리창 총리와 별도 회담도 갖는다.
이번 방중은 푸틴 대통령의 25번째 중국 방문이자 2001년 체결된 러·중 선린우호협력조약 25주년을 기념하는 성격도 갖는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해 9월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추가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Power of Siberia 2)’ 가스관 사업이다. 이 사업은 몽골을 경유해 연간 500억㎥ 규모의 가스를 중국으로 보내는 계획으로 공급 가격과 계약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수년째 최종 합의가 미뤄져 왔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 장기화로 유럽 시장을 상당 부분 잃은 만큼 중국과의 장기 에너지 계약 체결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최대 구매자로서 가격 협상력을 극대화하며 보다 유리한 조건을 요구해왔다.
최근 중동 정세도 협상 변수로 꼽힌다.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이어지면서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확보를 더욱 중시하게 됐기 때문이다.
국제정치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러시아가 이 같은 환경 변화를 활용해 가격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푸틴 대통령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15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무역, 대만, 이란 문제 등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논의 내용을 푸틴 대통령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미국의 대중·대러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