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이탄광 유해 감정 곧 시작…매우 고무적”
안동 한일정상회담 … 이 대통령, 과거사 관련 ‘인도주의적 협력’ 강조
원유·LNG 스와프 체계 구축 성과 … 대북·대중 관계엔 ‘온도차’ 보여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이 곧 시작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양 정상의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에너지·공급망 협력 성과를 앞세웠다면 이번 페이스북 메시지에서는 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착수를 가장 먼저 꺼냈다. 한일 관계의 가장 예민한 지점인 과거사 문제에서도 인도주의적 협력 측면에서 진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 글에서 ‘상호 고향 방문’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님의 고향 ‘나라’에서 만난 지 불과 네 달 만에 제가 나고 자란 고향 안동에서 총리님을 맞이하게 됐다”면서 “양국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오가며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것은 오늘날 한일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하루빨리 회복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비롯한 국제 정세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모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원유 및 석유제품의 스와프와 상호공급,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도 내실 있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는 양국이 위기 시 원유·석유제품과 LNG를 서로 빌려쓰는 스와프 체계 구축에 합의했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이 원유를 정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일본은 원유 비축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서로의 차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다. LNG 분야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가 이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국은 또 신설된 ‘한일 산업통상정책대화’를 가동해 에너지 협력을 정례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북한과 중국에 대해선 한일 정상의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일·한, 일·한·미가 긴밀히 연계해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며 공조에 방점을 찍었다.
대중 관계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이 경제·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을 따로 언급하지 않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일 셔틀외교가 안정화됐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만찬에서 “다음 셔틀외교는 일본의 지방 온천 도시에서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차기 회담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도 페이스북 글 말미에도 “셔틀외교가 거듭될수록 양국 관계는 더욱 굳건한 신뢰 위에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일 협력의 온기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미래지향적 협력의 폭 역시 넓어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