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사법 통과에도 ‘행정 공백’에 우는 업계

2026-05-20 13:00:02 게재

하위법령 제정 지연에 사기 기승·인력 유출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현장 혼란’ 성토

문신사법이 지난해 9월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하위법령 제정이 지연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법 제정 후 6개월이 넘도록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자 불안감을 악용한 상업적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우수한 아티스트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등 행정 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모양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문신사 제도 시행을 앞둔 현장의 목소리와 핵심 과제’ 정책 토론회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현장 혼란이 극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영아 대한문신사중앙회 이사는 “면허시험, 위생교육, 임시등록 기준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단체와 업체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마치 결정된 사실처럼 홍보하면서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임시등록 조건을 기정사실화해 멸균기를 팔거나 시험 없이 면허를 딸 수 있다며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의 사례를 들었다.

장 이사는 “이러한 단체들 중 일부가 지난 12일 열린 보건복지부 간담회 등에 참석한 사실이 홍보에 활용되면서 마치 정부와 공식 협업하거나 공신력을 인정받은 단체인 것처럼 인식되는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우수한 타투 아티스트들이 규제 공백을 버티지 못하고 해외로 떠나는 인력 유출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한범(지고스트) 타투이스트는 실력이 검증된 탑클래스 타투이스트 약 20명이 이미 비자를 받아 해외로 나갔다고 전했다. 한국 타투를 받으러 입국하는 외국인은 늘어나는데, 정작 우수한 국내 인력들은 지지부진한 현실에 좌절감을 안고 떠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는 정보 공백을 틈타 무분별한 단기 수강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배출된 미숙련자들의 저가 시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하위법령의 정비는 문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문신용품 관리 체계의 부재 문제도 지적됐다. 타투 장비 유통업에 종사하는 김태남 비숍코리아 대표는 “현재 타투 머신, 바늘, 잉크 등 장비들이 각각 다른 법률과 부처 기준으로 나눠 관리되고 있어 수입 통관 혼선, 세관 보류, 제품 광고 제한, 인증기준 규제, 불법 밀수제품 유입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 타투 산업이 단순 시술을 넘어 K-뷰티, 글로벌 아트 산업, 관광 콘텐츠와 연결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공급망 기준이 정립되지 않으면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식지정단체 등 일부 오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공식 지정한 단체는 단 한 곳도 없다”면서 간담회 참석 기준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있는 여러 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면허 도입 전 임시등록 절차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업을 수십년간 하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들을 위한 임시등록 절차가 문신사법에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