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총파업·긴급조정권 갈림길

2026-05-20 13:00:03 게재

총파업 예고일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

잠정합의해도 조합원 투표 과정 남아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를 둘러싸고 날선 대립을 이어온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단 하루 앞둔 20일, 마지막 담판에 나섰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총파업 예고시점을 하루 앞둔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3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가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노사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를 20일 오전 0시 30분경 정회하고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다시 열고 있다.

이번 협상은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 여부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핵심이다. 노사는 상당수 쟁점에서는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중노위는 사후조정 회의 과정에서 노사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최종 조정안을 제시했다.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은 이날 정회 뒤 기자들과 만나 “쟁점이 여러 가지인데 가장 중요한 하나가 의견 일치가 안됐다”며 “사측이 최종 입장을 정리해서 오전 10시에 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분수령은 성과급 재원의 사업부별 배분 비율이다. 노사는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연봉의 50% 수준인 성과급 상한 폐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사항을 3년간 적용하는 합의의 제도화 방안에 대해서도 사측이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노조는 반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보하되 이 중 70%는 전체 반도체 부문에 균등 분배하고, 나머지 30%를 각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이러한 배분 방식이 회사의 고유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하며 사업부별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영진은 노조측이 요구하는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비율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노측이 배분비율 관련 양보를 하거나 중노위 조정안이 사측이 수용가능한 수준이 되지 않으면 협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경영진은 노조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회사 내부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흑자를 내고 있는 DX(세트사업) 직원들은 성과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수년간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나 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은 수억원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막판협상에 따라 삼성전자의 총파업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사측이 중노위의 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노사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게 된다. 이후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이를 추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박 위원장은 조합원 투표에 약 하루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며 “투표 절차가 진행되면 그 시간만큼은 파업이 유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사측이 조정안을 거부하거나 사측의 수용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투표에서 최종 부결될 경우, 노조는 이미 확보한 쟁의권을 바탕으로 예고된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 직전 “종료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지금 하고 있고 잘 협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생산 차질 가능성을 고려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며 노사를 압박하고 있다. 긴급조정권 주무 부처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전날에 이어 이날 새벽까지 집무실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본 것을 알려졌다.

한남진·고성수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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