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홈플러스…자금지원 놓고 MBK파트너스·채권단 공방

2026-05-20 15:38:11 게재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간 자금지원 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가 자금 조달 여부가 홈플러스 회생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약 1000억원 규모의 초단기 운영자금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조기상환 △기존 DIP 대출 수준의 금리 △MBK와 경영진의 연대보증 등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측은 조기상환 조건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연대보증 요구에는 부담을 나타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기존 운영자금 지원 과정에서 이미 연대보증을 제공한 상태라며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 질권 설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은 MBK 측에 신규 자금 지원을 위한 보증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신규 브릿지론 제공 시 담보나 보증 요구는 일반적인 절차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메리츠금융이 기존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 자금 지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MBK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 기준 MBK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MBK가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나 보다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MBK 측은 회생절차와 채권자 보호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과 관련해서도 회생절차에 따른 거래였으며 단순 자산 회수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도 관련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을 통해 홈플러스 자산 매각과 유동성 확보 계획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추가 유동성 확보와 점포 운영 정상화, 이해관계자 간 협의 진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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