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숙박업소에 갑질’ 여기어때·야놀자 기소

2026-05-21 13:00:02 게재

할인쿠폰 판매 후 일방적 소멸

쿠폰 유효기간 1일 설정하기도

입점 숙박업소에 판매한 할인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등 ‘갑질’을 한 혐의를 받는 온라인 숙박예약 플랫폼 여기어때와 야놀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전날 여기어때와 야놀자 법인, 여기어때 창업주이자 전 대표이사인 심명섭씨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업체는 2017년부터 자신들의 앱에 노출되는 광고상품에 할인쿠폰을 결합해 숙박업소에 판매한 뒤 사용하지 않은 잔여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고 다시 쿠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숙박업소들은 이들 업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정상 영업이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쿠폰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어때와 야놀자에는 국내 중소형 숙박업소의 86%와 95%가 각각 입점해있다. 특히 여기어때는 쿠폰 유효기간을 짧게는 1일로 설정하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일방적으로 소멸시켜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사라진 할인쿠폰 규모는 여기어때가 약 359억원, 야놀자가 약 12억1000만원으로 이는 고스란히 두 업체의 이익으로 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두 업체가 우월한 거래 지위를 이용해 입점 숙박업체들에 불이익을 줬다고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또 여기어때에서 이같은 쿠폰 정책을 설계한 뒤 회사를 영국계 사모펀드에 약 3000억원에 매각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 심 전 대표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다만 야놀자의 경우 쿠폰 소멸 규모가 연평균 약 1억7000만원으로 연평균 약 60억원에 달한 여기어때와는 범행 규모에 차이가 있고, 쿠폰 유효기간도 1개월로 설정한 점 등을 고려해 개인에 대해서는 고발 요청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사건을 먼저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여기어때와 야놀자에 각각 10억원과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월 이들 업체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고, 검찰이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심 전 대표가 할인쿠폰 구조를 보고받고 최종 승인한 사실을 확인하고 5월 고발 요청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수천명의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 범죄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실효적인 형사제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가 경제를 교란하는 공정거래 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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