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삼성전자 노사, 파국 면했다

2026-05-21 13:00:01 게재

‘사업성과 10.5%’ 특별성과급 합의 … 전액 자사주로 지급

기존 OPI 제도는 유지 … 27일까지 노조 찬반투표 진행

삼성전자 노사가 한발씩 물러서며 파업이라는 파국은 면했다. 파업이 발생할 경우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국가 경제 피해가 발생하고 노사 양측모두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극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경기도 수원의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성과인센티브(OPI)와 반도체(DS) 부문에 대한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구분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이 아닌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를 기준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사업성과라는 표현을 새로 만들어낸 것은 대통령까지 나서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문제점을 제기함에 따라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사업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업이익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OPI를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에 따라 지급하고 연봉의 최대 50%로 제한하는 지급방식은 유지하기로 했다.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하고 상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다만 2026년~2028년 해마다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2029~2035년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이 지급 조건이다.

협상 마지막까지 쟁점이 된 사업부별 배분 기준은 40%를 반도체 부문 전체에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를 반도체 부문 사업부별로 나누기로 했다.

또 적자 사업부는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률로 하되 적용 시점은 1년을 유예해 2027년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나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내년에도 적자를 낼 경우 내년에는 올해 받는 성과급에서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급 방식은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고, 3분의 1은 1년간 매각이 제한되고,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기준으로 사업성과를 영업이익으로 가정하면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더해 올해 최대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에는 7만8000여명이 근무중이다. 이 가운데 공동조직 3만명, 메모리사업부 약 2만8000명, 파운드리·시스템LSI 2만명 등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상생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해당 계획은 노사 공동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합의안은 노조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합의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한편 재계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를 통해 파국을 막은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성과급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 후 성명을 통해 “반도체 경쟁 심화와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엄중한 경영 환경 속에서 파업을 막기 위해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결과인 만큼 노동계가 이를 일반화해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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