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자물가 2.5% 상승
외환위기 이후 최고, 중동전쟁 여파
한은 “소비자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약 28년 만에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간 거래시 가격을 보여주는 생산자물가 상승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6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지수는 128.43(2020년=100)으로 3월(125.35)보다 2.5% 상승했다. 지난달 상승률은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2.5%)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산품 가운데 석유 및 석탄제품 상승률이 31.9%로 전달(32.0%)과 거의 같았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은 73.9%로 2022년 6월(83.3%)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세부품목 가운데 솔벤트가 전달 대비 94.8%, 경유는 20.7%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3월은 휘발유와 경유, 나프타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4월에는 나프타 가격 상승폭은 줄었지만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의 상승폭이 계속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품은 농산물(-4.0%)과 수산물(-3.2%)을 중심으로 1.0%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3.9%) 등을 위주로 0.3% 상승했다. 서비스는 0.8% 올랐다. 서비스 가운데 금융 및 보험이 전년 동기 대비 26.2% 올라 1995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1년 전보다 119.0% 급등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중동전쟁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여러 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다만 “시장수요 상황이라든지 기업의 경영 여건과 정부 정책 등 영향도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달보다 5.2% 상승했다. 원재료가 28.5% 상승해 1980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간재와 최종재도 각각 4.3%, 0.5% 올랐다. 용도별로는 자본재와 소비재, 서비스가 각각 0.5%씩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도 3.9%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이 0.8% 내렸지만 공산품이 5.8% 올랐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