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기업 연체율’ 1년 새 2배 상승
3월말 0.22%,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
연체채권 4.3조 정리에도 전년 대비 높아
국내은행의 대기업 연체율이 1년 사이에 2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체율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 들어 상승률이 가파르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악화가 대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3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대기업 연체율은 3월말 기준 0.22%로 전월말(0.19%) 대비 0.03%p, 전년 동월말(0.11%) 대비 0.11%p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2022년 4월 0.22%를 기록한 이후 3년11개월 만에 다시 0.2%대에 진입한 것이다.
대기업 연체율은 2024년 3월말 0.11%, 지난해 3월말 0.11%, 지난해 12월말 0.1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1월말 0.13%에서 2월말 0.19%, 3월말 0.22%로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3월말은 통상 분기말 은행들이 연체채권을 대거 정리하면서 연체율을 낮추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3월말 0.56%로 전월말(0.62%) 대비 0.06%p 하락했다. 다만 전년 동월말(0.53%)과 비교하면 0.03%p 상승했다.
3월 중 은행들이 정리한 연체채권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연체채권 정리규모(4조1000억원)보다 많았지만 연체율은 더 상승했다.
그동안 연체율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증가폭이 컸다. 2022년 4월 중소기업 연체율은 0.29%로 대기업 연체율(0.22%)과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2024년 3월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58%, 대기업 연체율은 0.11%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올해 3월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81%로 나타났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88%,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71%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말(0.76%)과 비교하면 중소법인 연체율은 0.05%p 상승했다.
다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말(0.45%) 대비 0.05%p, 전년 동월말(0.41%) 대비 0.01%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말(0.31%) 대비 0.02%p 하락했고, 전년 동월말(0.29%)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전월말 대비 하락했지만 분기말 상·매각 확대 효과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고, 중동 상황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