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공휴일 낮 태양광발전이 절반
24일 전력공급 예비율 100% 돌파
평일 낮엔 유연탄·LNG 비중이 60%
5월 넷째주 주말과 공휴일 기간 국내 전력계통에서 태양광 중심의 공급과잉과 저녁시간 급격한 화력발전 재투입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일요일이었던 24일 낮에는 3시간 가까이 공급예비율이 100%를 넘어서며 공급능력이 실제 수요의 2배를 초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평일과 주말, 낮과 밤 상반되는 전력수급 = 26일 전력거래소 실시간 전력수급 자료에 따르면 평일이었던 21일 오후 1시 15분 총수요는 7만4470MW를 기록했다. 당시 발전원별 공급은 유연탄 2만3093MW, 가스(LNG) 2만1291MW, 원전 1만8054MW 수준이었다. 태양광 공급량은 9133MW로 총수요 대비 12.3% 수준으로 조사됐다.
산업체 가동이 활발한 평일 특성상 전력수요가 늘자 유연탄과 LNG발전이 동시에 높은 출력으로 운영된 것이다. 실제로 21일은 유연탄과 LNG발전이 전체 공급의 59.6%를 담당하며 사실상 전력수급을 떠받치는 구조였다.
반면 일요일이었던 24일에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24일 낮 12시 25분 총수요는 5만9011MW로 21일보다 1만5000MW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태양광 공급은 2만8052MW으로 급증했다. 전체 수요의 47.5%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존 화력발전 출력은 대폭 감소했다. 유연탄은 6376MW로 평일 대비 72% 급감했고, LNG 역시 8852MW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양수발전은 -3933MW를 기록했다. ‘펌핑’(충전) 상태로 전환된 것이다. 양수발전은 전기가 부족할 때 상부의 물을 아래로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전기가 남아돌 때는 하부의 물을 다시 상부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터를 돌려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한다. 이때 마이너스(-)로 표시한다.
24일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12시 55분까지 거의 3시간 가까이 공급예비율이 100%를 넘어섰다. 공급가능 전력이 실제 수요의 두 배 이상 수준이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 총 공급능력 8만1636MW 중 현재부하(전력수요)가 3만9907MW로, 공급예비력은 4만1729MW(공급예비율 105%)에 달했다.
전력업계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태양광 중심 공급과잉 현상’으로 해석한다. 주말 산업부하 감소와 낮 시간 태양광 발전 급증이 겹치면서 계통내 남는 전력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덕커브’ 현상 국내 전력망 정면 타격 = 저녁이 되자 상황은 급반전됐다. 24일 오후 8시 최대전력수요 시점에는 총수요가 6만1169MW로 증가한 반면 태양광 공급은 사실상 0MW로 사라졌다.
대신 LNG 공급은 1만9494MW까지 다시 확대됐고, 유연탄도 1만5409MW 수준으로 회복됐다. 낮 동안 물을 끌어올리던 양수발전 역시 +3427MW 발전 상태로 전환됐다.
낮 동안 억눌렸던 LNG·양수발전이 저녁 피크 대응용으로 급격히 재가동된 것이다. 저녁 시간대는 가정용 냉방과 생활부하가 집중되면서 전체 전력수요가 늘었다.
공휴일이었던 25일 역시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새벽 4시 05분 총수요는 4만8107MW까지 하락했다. 태양광은 26MW 수준에 불과했고, 원전 1만8183MW와 유연탄 1만7975MW이 기저전원을 담당했다.
이후 저녁 7시 50분에는 총수요가 6만7068MW까지 상승했다. 태양광은 41MW로 미미했고, LNG는 2만654MW, 유연탄은 2만820MW까지 확대됐다. 양수발전도 2565MW 공급에 나섰다.
전력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력수급 추이가 국내 전력계통의 ’덕커브‘(Duck Curve)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낮에는 태양광 공급 급증으로 화력발전이 대규모 감발 운전에 들어가고, 해가 지면 LNG와 양수발전이 급격히 출력 상승에 나서는 구조다.
특히 주말·공휴일처럼 산업부하가 감소하는 시기에는 공급예비율 급등과 출력제어 필요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전력망·유연성 자원 확충 시급 = 이에 따라 태양광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송전망·배전망 등 전력망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수도권과 산업단지 중심의 전력수요지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보내려면 초고압 송전망과 지역간 계통 연계망 확충, 유연성 자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주말·공휴일 공급과잉과 저녁 피크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간 수요관리(DR)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체계 고도화도 병행돼야 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확대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남는 전력을 어떻게 흡수하고 저녁 피크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대응하느냐”라며 “에너지저장시스템(ESS)·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 확보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이 넘치는 경우 수요에 맞춰 일부 재생에너지는 출력제어를 단행한다”며 “또 변하는 전력수요에 실시간 대응하기 위해 양수발전, LNG 등을 활용해 실시간 발전과 수요 증감을 조절, 계통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