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후반전 ‘윗선’ 수사 본격화

2026-05-26 13:00:02 게재

‘관저 이전’ 김대기·윤재순 구속 … 김건희 조사 임박

내달 6일 윤석열 첫 소환 … 13일 ‘반란’ 혐의 조사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1차 수사기간을 마치고 26일 30일간의 추가 수사에 돌입했다. 특검팀은 파견 검사가 부족한 인력구조를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나 공소제기를 미뤄왔으나 수사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신병확보 시도와 기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이 규명해야 할 32개 사건 가운데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관저 이전 의혹’ 수사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 관저 이전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와 친분이 있는 21그램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무자격 업체인데도 공사를 따냈다는 내용이다.

김 전 실장 등은 21그램에 당초 배정된 예산보다 증가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관저 업무와는 무관한 행정안전부 예산 약 28억원을 불법 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청구된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의 영장은 기각됐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범죄사실관계에 대한 입장, 관련사건 경과 등에 비추어 도망 및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며 일정부분 혐의 소명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김 전 실장과 윤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의 수사는 ‘윗선’을 향하고 있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예산 전용에 반발한 공무원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심을 받는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 전 장관을 불러 당시 의사 결정 경위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건희씨에 대한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팀이 ‘1호 인지사건’으로 규정한 합동참모본부 지휘부의 내란 관여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명수 전 합참 의장 등 합참 지휘부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군이 국회 등에 투입되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계엄사령부를 함께 구성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에도 윤 전 대통령 등이 2차 계엄을 준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합참 지휘부가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 20일 정진팔 전 합참 차장, 22일 이승오 전 작전본부장을 소환조사하는 등 관계자들을 조사해왔다. 오는 27일에는 계엄 당시 합참 수장이었던 김 전 의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전 의장이 단편명령에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내용을 추가하도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6일에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조사가 예정돼 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지시’ 의혹 관련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통해 우방국에 비상계엄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이 의혹과 관련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을 조사한 바 있다.

특검팀은 다음달 13일 윤 전 대통령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과 공모해 비상계엄 당시 병기를 휴대한 군인들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반란죄는 군인 신분을 전제로 하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군과 공모한 것으로 판단해 반란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반란 우두머리죄에 대한 처벌은 사형밖에 없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박 전 총장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을 조사한 데 이어 다음달 4일 김 전 장관을 반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무마 의혹 관련 윗선 수사도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재훈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 사건을 불기소 처분할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을 잇따라 조사한 특검팀은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에 이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도 직권남용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당시 검찰총장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었지만 특검팀은 심 전 총장이 사건에 일부 관여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 특검은 지난 21일 내부 담화문에서 “수사 인력이 조기에 공소유지 인력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고 한정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초기 구속영장 청구 자제’와 ‘조기 기소 금지’라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는 윗선 수사까지 진행한 뒤 수사기간 후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은 90일로 30일씩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150일간 수사할 수 있다. 지난 2월 25일 수사를 개시한 특검이 두 차례 모두 연장하면 수사기간은 오는 7월 24일 종료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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