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코스피 주가에 요동치는 MZ와 영포티 표심
한국 증시는 유례없는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른바 ‘만스피(코스피 1만포인트)’ 고지를 향해 질주중이다. 한달 만에 소비자심리지수가 다시 낙관적으로 돌아선 원인 역시 반도체 호조와 증시폭등 덕분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식시장이 선거판을 흔드는 핵심상수가 된 지금, 자본시장의 양대 축이면서도 정치적 이념 성향이 판이한 ‘2030 MZ세대’와 ‘4050 영포티(Middle)세대’의 자산생태계와 주가변동에 따른 표심 방정식을 정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각종 투자 관련 데이터를 망라해 분석해 보면 세대별 총자산 중 주식 펀드 등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단연 30대 이하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실물자산 진입 장벽에 가로막힌 MZ세대가 주식시장을 계층이동과 자산증식의 사실상 유일한 통로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반면 40대와 50대는 여전히 총자산의 절대다수를 부동산 등 실물자산 형태로 묶어두고 있다.
코스피 불장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
코스피 불장 정국에서 두 세대의 심리적 반응 체계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자산축적의 정점주기에 도달한 4050 영포티 세대는 현재의 급등장을 지극히 공세적이고 주도적인 낙관론으로 소비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조만간 8000선을 넘어 안착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치중심적 투자층의 상당수가 바로 이들 4050세대다. 이들은 자산증식의 효용을 직접 체감하며 자본시장의 리더로서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념적으로 보수화 경향을 보이는 2030 MZ세대는 사상 최고의 호황기 한복판에서도 기묘한 불안감과 방어적 스탠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30대 이하 투자자층에서는 주가폭등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거품일 수 있다는 경계심과 함께, 코스피가 다시 조정국면으로 급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동시에 만지작거린다.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이러한 세대별 자산구조와 심리적 메커니즘은 정당 지지율을 결정하는 가장 폭발력 있는 함수로 작용한다. 현재 정치지형에서 2030은 실리주의적 보수화 경향을, 4050은 전통적인 개혁·진보 성향을 띠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념적 명분보다 내 계좌의 실익을 최우선하는 2030세대에게 현재의 ‘코스피 불장’은 더불어민주당 계열 여당 후보들에 대한 거부감을 유의미하게 희석하는 완충재다. 현 정부가 추진한 상법 개정, 주주환원 확대 정책, 그리고 코스닥 성장주 간접투자 펀드 조성 등의 제도적 드라이브가 주가 폭등이라는 실물성과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주가상승세가 6월 3일까지 견고하게 유지된다면 “일 잘하는 정권이 내 자산을 지켜준다”는 논리가 작동하면서 청년층 내 정권심판론의 동력이 급격히 상실될 수 있다. 이는 보수정당(국민의힘)의 우군으로 여겨졌던 청년 표심이 여당 후보 쪽으로 대거 이동하거나 기권으로 이어지는 수치적 배경이 된다.
그러나 만에 하나 선거 전 남은 기간 동안 대외 악재로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설 경우 2030의 표심은 가장 잔인한 형태로 정부·여당을 심판할 것이다. 금융자산 비중이 30%를 넘는 이들에게 주가폭락은 생존 사다리의 단절을 의미한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및 규제 강화로 부동산 진입로를 막아버린 현 정부가 유일한 탈출구였던 주식시장마저 주저앉혔다는 배신감이 폭발하면서, 규제완화를 모토로 내건 야당 후보를 선택할 경제적 명분이 완성된다.
4050세대에게 현재의 코스피 고공행진은 민주당 지지율을 최고조로 견인하는 거대한 돛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진정한 주력부대인 50대는 이번 불장에서 가장 가시적인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자산 총액 증가는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강한 신뢰로 치환되며 “진보정당이 경제와 자본시장도 살린다”는 논리적 확신 속에 지방선거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자산 포토폴리오 구성 따른 경제투표 될 것
결국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이념대결이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른 경제투표’ 성격을 띨 전망이다. 영포티세대는 이미 여당의 핵심 지지층이며 자산 상승 국면에서 이탈할 이유가 없다. MZ세대는 이념적으로 다소 보수화됐지만 주가상승이라는 경제적 수혜가 여당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일정 부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분열된 캐스팅보트’로 작동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