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사라진 단골공약과 민심

2026-05-27 13:00:02 게재

역대 경기지사 선거마다 단골처럼 등장했던 공약들이 이번 선거에선 보이지 않는다. ‘경기북도 설치(분도)’와 ‘수원 군공항 이전’이 바로 그것이다. 두 정책은 현 김동연 경기지사가 불과 4년 전 지방선거 때 내세웠던 핵심공약이기도 하다. 경기북부에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경기남부에는 ‘수원 군공항 이전’과 함께 ‘경기남부공항’을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후보를 포함해 모든 후보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를 공약하지 않았다. 각당 후보들은 ‘경기북도’ 설치에 반대하거나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북부의 독립적 발전(분도론)보다 우선 규제완화 등을 통해 지역발전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는 ‘경기북도 설치’는 이재명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 정책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여당도 부정적이다. 추 민주당 후보는 “지금은 행정통합의 시대”라며 경기북도 설치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와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는 ‘경기북도 설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추미애 양향자 조응천 세 후보 모두 “규제 완화와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경기북부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수원 군공항 이전(경기국제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후보들은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가 차원의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조 후보만이 ‘반도체 익스프레스(철도·항만·공항)’ 구축방의 하나로 ‘경기남부국제공항’ 조성을 약속했다. 수원 군공항을 이전하고 이전 부지에 민군 통합형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조 후보 역시 ‘국가책임’을 전제했다.

게다가 ‘수원 군공항 이전’은 국방부가 이전 예정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한 이후 수원과 화성 간 지역갈등 요소로 부각되면서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 역시 경기지사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단골 공약이던 ‘경기북도’와 ‘군공항 이전’이 빠진 자리는 ‘반도체’로 채워졌다. ‘반도체 초호황’에 쏠린 민심을 붙잡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수십년 동안 경기도민의 관심사였던 ‘경기북도 설치’ ‘군공항 이전’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불과 4년 만에 민심이 달라진 걸까?

여야 도지사 후보 모두 ‘여의도’에서 성장한 인물들이다. 오랫동안 경기도민과 동고동락하며 지역의 문제를 주민과 함께 땀 흘려 해결해 본 경험도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당장의 관심사, 표가 될 만한 화려한 공약들만 넘쳐난다. 땀 냄새 나는 공약, 시간이 걸려도 해내야 할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곽태영 자치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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