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성적의 기준과 과정, 내용까지 입체적으로 본다
수행평가 비중·영역명·성취도별 분할점수·과목개설 유형 등 대학에 추가 자료 제공 … 고교학점제 변별력 보완
교육부는 2028학년 대입부터 학생부 제공 자료를 일부 변경했다. 고교학점제 환경에서는 학생의 학업 과정과 과목 선택을 단순한 성적(성취도·석차등급)만으로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변경된 내용은 크게 교육과정 편성 현황과 과목별 평가 정보로 나뉜다. 특히 과목별 평가 정보에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의 반영 비율, 수행평가 영역명, 성취도별 분할 점수 등이 포함되면서 수험생과 고교, 대학의 관심이 집중됐다. 평가 정보가 추가 제공되면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일까? 또 대학은 새롭게 제공되는 자료를 통해 어떤 부분을 살펴보게 될까? 달라진 수행평가 정보의 의미와 대입 영향력을 짚어봤다.
[지필·수행평가 비중의 의미]
2028 학생부 제공 자료, 무엇이 바뀔까? 대학에 제공되는 학생부 ‘교과 학습 발달 상황’ 항목에는 개별 학생의 교과 정보로 원점수, 석차등급, 성취도, 수강 과목, 학점, 과목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세특)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학교의 일반적인 교과 정보로 평균, 수강자 수, 과목 개설 유형, 성취 비율, 성취도별 분할 점수, 지필·수행평가 반영 비율, 수행평가 영역명 등이 제공된다.
이 중 2028 대입부터 과목 개설 유형, 지필·수행평가 반영 비율 및 수행평가 영역명 그리고 성취도별 분할 점수가 새롭게 제공된다. 교육부가 2028학년 대입부터 학생부와 함께 제공하는 추가 자료는 단순한 ‘보조 정보’가 아니다.
대학이 학생의 성적 결과뿐 아니라 평가 기준과 과정, 수행 내용까지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지금까지 학생 성적표에는 최종 등급만 표시됐기에 대학은 해당 성적이 어떤 평가 구조 속에서 나온 결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028학년 대입부터는 대학이 학생의 과목 성적뿐 아니라 해당 과목에서 지필평가와 수행평가가 각각 어느 정도 비중으로 반영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수행평가 영역명까지 함께 제공되면서 대학은 단순한 평가 비율을 넘어 어떤 형태로 수행평가가 운영됐는지까지 살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수행평가 관련 자료를 대학에 추가 제공하는 배경에는 이른바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하려는 목적과 고교학점제의 핵심인 수업과 연계한 탐구 활동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지윤 덕성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비율이 공개되면 해당 성취도가 어떤 균형 속에서 도출된 결과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수행평가 비율과 함께 원점수, 등급, 성취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학생의 학업 역량을 보다 맥락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수행평가 비중이 커질수록 교사의 평가 부담과 공정성 논란, 학생 간 활동 격차 문제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고민이 존재한다.
수행평가 비율로 원점수 이해도 높아져
대부분의 중·고교에서는 수행평가와 지필평가를 4:6 정도의 비율로 반영해 성적을 산출한다. 시·도 교육청에서 수행평가를 30~40% 이상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학생 부담을 고려해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는 각각 2회 정도 운영하지만, 과목의 특성에 따라 수행평가 비중을 60%까지 높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최소 성취 수준 보장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수행평가 비중을 확대하는 고교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동안 고교 현장에서는 원점수가 높으면 학생부 정성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진로선택 과목에서 성취도와 함께 원점수·평균 등의 정보만 제공됐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높은 원점수 자체가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보여주는 지표처럼 받아들여지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행평가 비중을 높이고, 여기에 높은 기본 점수를 부여해 평균과 원점수를 끌어올리는 방식의 ‘성적 부풀리기’ 문제도 제기돼왔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팀장은 “원점수나 평균이 낮은 것보다 높은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건 당연하다. 실제 학업 역량에 따른 결과인지, 높은 수행평가 기본 점수의 영향인지는 학생부의 다른 기록과 함께 맥락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다만, 원점수와 평균은 낮은데 성취도가 높은 경우는 해석이 나뉠 수 있다. 학업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이 많은 고교인지, 혹은 시험 난도가 높아 점수가 낮은 것인지, 성취도 분할 점수를 낮게 지정한 탓인지 등을 다른 기록과 함께 살펴야 한다. 2028학년부터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의 비율이 제공되므로, 성취도(A, B, C, D, E)와 원점수, 내신 등급(5단계), 성취도별 분포 비율 등을 보다 입체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수행평가 반영 비율뿐 아니라 수행평가 평균 점수도 함께 공개해야 성적 부풀리기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총점 평균과 더불어 수행평가 평균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고교 현장의 평가 분위기와 학생들의 실제 역량을 보다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 비율보다 ‘무엇을 평가’했는지가 중요
수행평가가 학생부 세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수행평가 비율 자체만으로 대학 평가의 유불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교 유형이나 학교 분위기, 수시 중심인지 정시 중심인지에 따라 수행평가의 형태와 운영 수준이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진수환 강원 강릉명륜고 교사는 “예전에는 이슈나 진로와 연결한 수행평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수업과 연계한 탐구 활동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되고, 학생부 세특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형식적인 평가보다 수업 기반의 내실 있는 수행평가가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정시 진학 중심 고교에서는 내실 있는 수행평가보다는 부담이 적은 형태의 수행평가를 운영하거나 제출·발표만으로 높은 점수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신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실장도 “고교마다 수행평가 비율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행평가의 기본 점수, 급간 점수 차이 등 수행평가의 점수 체계를 알 수 없기에 대학이 해석하기에 일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이재원 동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수행평가는 지필평가와 달리 일정 수준 이상이면 ‘기본 점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행평가 비중이 높으면 평균과 원점수, 표준편차(2028학년에는 제공되지 않음)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음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대학이 지필과 수행평가 반영 비율, 수행평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고교는 내실 있는 수행평가에 대해 고민하고, 대학은 숫자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따라서 고교는 수행평가 비율보다는 과정 중심 평가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수행평가 영역명 파헤치기]
2028학년 대입부터 대학은 학생의 수행평가의 구체적인 ‘영역명’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어떤 형태와 내용으로 수행평가가 운영됐는지를 함께 살펴 수행평가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권 입학사정관실장은 “기존에도 수행평가는 운영돼왔고, 관련 내용이 세특에 기록됐다. 다만, 현재 세특만으로는 수행평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2028학년 대입부터 수행평가 영역명이 제공되면 세특 안에서 수행평가와 연계된 기록을 구분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고교에서도 이전보다 내실 있는 수행평가를 운영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책임입학사정관 역시 “아직 수행평가 정보 제공 형태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떤 형태로든 수행평가 영역명이 제공된다면 해당 과목에서 어떤 과정 중심 평가가 이뤄졌는지 지금보다 이해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수행평가 영역명이 ‘단원 요약 정리’나 ‘학습지 작성’ 수준에 머무는 고교와 ‘비판적으로 매체 읽고 발표하기’ ‘우리 사회 문제 해결 방안 제안하기’ ‘문학 속 영어의 이해’ ‘미분을 이용한 인생 그래프 해석’처럼 사고력과 탐구 역량이 드러나는 수행평가를 운영하는 고교는 세특 평가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의 중론이다.
영역명, 작명에 부담 느낄 필요 없어
수행평가 영역명이 제공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고교 현장에서는 시·도교육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동국대는 ‘사례 분석을 통한 수행평가 영역명 범주화 연구’ 결과를 입학처 홈페이지에 탑재해 관심을 모았다.
이 책임입학사정관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내 자율공모사업의 ‘전형 운영 개선’ 분야에 선정된 연구 과제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수행평가의 내용과 주제를 교차하거나 교과의 특성을 반영해 영역명을 작성하면 대학 입장에서는 세특 속 수행평가를 보다 쉽게 구분하고, 어떤 수업과 연계된 활동인지 파악하기 수월해진다. 가이드라인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긴 했지만, 규칙을 강요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교사들이 수행평가 영역명을 작성하는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수행평가 영역명 자체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세특 안에서 수행평가와 다른 활동 기록을 굳이 엄격하게 구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임 입학사정관팀장은 “세특에서 수행평가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교과 세특에서 의미 있는 내용이 꼭 수행평가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에 수행평가 영역명이 제공된다고 하니 일부 학교에서는 ‘있어 보이는’ 영역명을 써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세특에서 수행평가와 다른 활동을 구분하고 싶다면 차라리 수행평가라고 기재하고 주제를 적으면 된다”고 했다.
김 책임입학사정관도 “수행평가 영역명이 제공된다고 해서 대학이 특정 수행평가 주제나 형식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영역명은 수업 활동 기록을 보다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과정 중심 평가와 수업 중 관찰 기록을 해석하는 참고 도구로 활용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성취도별 분할 점수의 의미 파헤치기]
성취도는 일반적으로 A~E 5단계로 구분되며, 고정 분할 또는 추정 분할 방식으로 설정된다.
고정 분할 점수는 90점, 80점, 70점, 60점을 기준으로, 추정 분할은 학교에서 과목별 난도와 정답률을 바탕으로 기준 점수를 산출한다.
같은 A라도 학교마다 기준의 차이가 크다. 어떤 학교는 90점 이상을 받아야 A를 주지만, 어떤 학교는 80점대 초반만 넘어도 A를 준다.
또 시험 난도와 학교의 기준에 따라 A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경우도 많다. 공개되는 성취도 분할 점수는 학생이 단순히 어떤 성취도를 받았는지만이 아니라, 각 성취도가 어떤 기준에서 구분됐는지를 대학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같은 A나 B라도 학교와 과목에 따라 평가 기준과 난도가 다를 수 있고, 성취도 분할 점수에 따라 성취도별 비율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다만 대학들은 성취도 분할 점수 자체를 새로운 정량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임 입학사정관팀장은 “고교마다 성취도 분할 점수 기준이 다르고, 성취도별 비율도 다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진로선택 과목이 3단계 성취도만 표기돼 학교 간 차이가 컸다. 그러나 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5단계 내신 등급과 함께 표기되기 때문에 고교도 성취도 분할 점수나 분포 비율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성취도 분포 비율과 분할 점수로 평가 맥락 파악해야
성취도 분할 점수는 성취도별 분포 비율과 함께 살펴볼 때 의미가 더 커진다.
예를 들어 특정 과목에서 A 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다면 대학은 해당 과목의 평가 기준이나 성취도 부여 방식이 적절했는지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새 교육과정에서 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5단계 성취도와 5단계 내신 등급이 기재돼 등급과 성취도를 연결해서 보는 시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성취도와 상대 등급 중 높은 성적을 반영하거나 성취도를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대학이 눈에 띈다.
경희대는 2028학년 대입에서 종합전형인 네오르네상스를 면접형과 서류형으로 이원화하면서 서류형에서 절대평가 성취도와 원점수, 평균, 이수자 수, 성취도별 분포 비율 등을 활용해 정성 평가한다.
임 입학사정관팀장은 “네오르네상스 서류형은 서류 100%로 평가한다. 다만, 성취도 A를 받았더라도 A 성취도 분포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A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실제 적정 수준으로 성취도가 분할된 고교에 비해 다소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동국대 역시 교과전형인 학교장추천인재에서 성취도와 상대평가 등급을 함께 반영한다.
졸업 예정자는 공통 과목을 제외한 상위 10과목의 성취도(5단계)와 석차등급(5단계)을 활용하며, 졸업자는 석차등급(9등급) 상위 10과목을 반영한다. 영역별 점수를 산출한 뒤 총점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동국대의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을 보면 성취도 A이고 내신 1등급은 1영역으로 10점 만점으로 계산하지만, 성취도 A에 내신 3등급이라면 2영역으로 8점, 내신 등급이 4등급이라면 4영역, 7점으로 환산한다.
참고로 인하대도 교과전형인 지역균형에서 교과 성적 반영 시 공통 과목과 일반 선택은 석차 등급을 반영하지만, 진로선택 과목과 융합선택 과목은 성취도로 최대 3과목을 반영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성취도와 내신 등급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추가 제공 자료의 핵심은 수업과 연계되는 세특
2028학년부터 제공되는 학생부 추가 자료의 핵심은 ‘수행평가’다. 예를 들어 세특에 ‘심화 탐구 활동이 매우 뛰어나다’라고 기록돼 있는데 수행평가 영역명은 단순 발표 중심이었다면 납득하기 어렵다. 그럴싸한 세특보다는 실제 수업과 평가 과정 속에서 드러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학은 수행평가를 통해 학생의 ‘과정 역량’을 확인하려 한다. 단순 시험 성적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탐구력, 자기 주도성, 의사소통 능력, 전공 적합성 등을 수행평가 과정에서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전형에서는 수행평가의 내용과 수준이 학생의 실제 학업 역량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수행평가 영역명까지 제공하는 이유도 대학이 단순 결과가 아니라 ‘어떤 활동으로 얻은 성취인가’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다.
세특에 활동 내용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실제 수업 속 활동이 수행평가로 이어지고, 그 과정과 결과가 세특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대학은 함께 확인한다.
학생 평가의 초점이 단순 결과보다 수업 과정과 탐구 경험, 실제 학업 역량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차염진 기자·민경순 리포터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