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48일 만에 시총 두배…1조달러
감자밭서 1조달러 기업으로
낸드·D램반도체 랠리 계속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본사를 둔 메모리 반도체 제조기업 마이크론은 26일 장 마감 기준 시가총액 1조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26일(현시지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가장 기본적인 메모리 부품까지 1년 가까이 이어진 반도체주 열풍에 휩쓸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19% 급등했다. 미국 최대 토종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반도체 랠리의 새 대표 주자로 부상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약 80% 뛰었다.
포토맥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인 댄 루소는 사실상 전례 없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급등으로 마이크론은 미국에서 12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긴 기업이 됐다.
마이크론은 시가총액 5000억달러에 도달한 지 불과 48일 만에 1조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가장 빠르게 1조달러 기업 반열에 오른 사례가 됐다. 인공지능 반도체의 확고한 최강자인 엔비디아도 같은 구간을 통과하는 데 490일이 걸렸다.
마이클 로젠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수년 동안 마이크론은 단순한 원자재형 기업으로 여겨졌다며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은 아주 기초적이고 비교적 단순한 제품으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마이크론은 그 자체가 상징적 기업이 됐다고 했다.
주가가 더 오를 여지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론이 40여년 만에 가장 심각한 메모리 업계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UBS는 이날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대폭 올렸다. 이는 지난 22일 종가 751달러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UBS 보고서는 메모리의 양대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장기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들었다. D램은 서버와 PC, 기타 전자기기에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저장 기능을 제공하고, 낸드플래시는 휴대전화 사진 저장처럼 장기 데이터 보관에 쓰인다.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 가운데 두 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가진 회사다. 1978년 아이다호의 부유한 감자 농장주였던 J.R. 심플롯 등으로부터 창업 자금을 받아 세워진 이 회사는 10년 전만 해도 주가 부진과 중국 기업의 인수 시도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사업망을 넓히고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로 방향을 틀면서 이익이 급증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도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 서펀 유세에서 마이크론은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주는 지난주 초 잠시 숨 고르기를 거친 뒤 이날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거의 6% 올랐다.
반도체주 반등은 지난 22일 퀄컴 주가가 12% 넘게 오르면서 가속됐다. 퀄컴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인공지능 기반 차량을 지원하는 계약을 맺은 영향이다. 이 흐름은 아시아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주 상승에 힘입어 26일 2.5% 올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이날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되살아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 S&P500지수는 0.6%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