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이끄는 사람들 ⑬ 주청림 둠둠 대표
드론으로 ‘물관리자동화’ 도전…해외 수자원관리시장 진출
한국형 드론 물관리 모델 … 공공영역 수질관측인프라 전환 제안
2026 CES 최고혁신상 수상 … 하이드로호크로 수심 30m 자동채수
5G 드론 수질센서 결합 … 데이터 기반 물관리통합플랫폼 구축 추진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가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회사 이름이 남는 삶보다 기술이 남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단순 촬영장비로 인식되던 드론이 앞으로는 공공안전 환경 물류 수자원 관리 등 사회인프라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오퍼레이터와 교관, 실기평가자 과정을 거치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정책연구와 교육활동을 통해 산업구조를 직접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드론기반 자동채수·수질 측정시스템 ‘하이드로호크’다.
이 기술은 드론과 스마트 윈치, 다항목 수질센서, 5세대 이동통신(5G) 관제시스템을 결합해 수심 30m까지 자동채수와 실시간 수질분석이 가능하다. 둠둠은 해당 기술로 ‘2026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 대표는 “드론은 단순 비행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라며 “둠둠을 공공환경인프라 기술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 = 14일 하남 본사에서 만난 주 대표는 “30년 뒤 특정기술 전문가로 기억되고 싶었다”며 “당시 미래산업 키워드를 찾아보면서 바이오 빅데이터 AI 드론 등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산업은 공학기반 연구개발 중심구조라 진입장벽이 높았다. 드론은 국가자격증 제도가 막 도입되던 시기였고 산업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현장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그는 드론 조종자격증을 취득하고 교관과 실기평가자 과정을 밟았다. 전문교육기관 운영체계와 평가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주 대표는 “당시 실기평가 전문인력이 거의 없었고 산업 자체가 초기 단계였다”며 “희소성이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창업초기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도움이 매우 컸다.
그는 “청년창업사관학교 덕분에 기술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고 마케팅에서도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CES 최고혁신상 ‘하이드로호크’ = 둠둠의 핵심 경쟁력은 드론기반 자동채수·수질측정시스템 ‘하이드로호크’에 있다. 이 시스템은 드론과 고하중 스마트윈치시스템, 자동채수장치, 다항목수질센서, 5G 지상관제시스템을 통합한 플랫폼이다.
기존 수질측정은 사람이 직접 선박이나 차량을 이용해 정해진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녹조 집중호우 오염사고가 증가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광범위한 수계감시와 신속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하이드로호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고하중 스마트윈치시스템’이 핵심기술이다.
이 기술로 드론이 수면 위에서 자동으로 채수장비를 수심 약 30m까지 내려 시료를 최대 4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다항목 센서를 통해 현장수질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원격관제시스템으로 전송한다.
기존방식은 드론에 채수기을 달고 물을 채워가면서 수심에서 물을 채취하는 방식이었다. 표면의 물이 오염물질과 섞이면서 정확한 수질을 측정할 수 없었다.
주 대표는 “둠둠의 핵심은 단순비행이 아니라 데이터자동화”라며 “위험지역이나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빠르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의 혁신성과 기술 완성도가 CES 최고혁신상 수상의 이유다. 둠둠은 이를 계기로 공공 환경관리시장과 글로벌 수자원관리시장 진출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 인프라 기술기업으로 = 둠둠은 단순 장비판매보다 ‘공공물관리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공공수질관리는 정해진 시점에 인력이 직접 채수하는 방식이 중심이다. 하지만 둠둠은 이를 상시 관측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 대표는 “기후위기 시대에는 사고발생 이후 대응보다 조기감지와 데이터 축적이 중요하다”며 “드론과 센서, 통신기술을 결합하면 국가수자원관리체계를 훨씬 정밀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둠둠은 특히 취수원 국가하천 주요수계관리 영역에서 드론기반 자동관측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 수질측정을 넘어 축적 데이터를 활용한 기후영향 분석과 선제정책 수립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둠둠은 향후 사업영역을 환경·재난·공공안전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관제기술을 접목해 ‘드론기반 현장 데이터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주 대표는 “앞으로 드론산업은 단순 조종기술보다 데이터와 자동화 역량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둠둠은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공공인프라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둠둠은 국내 실증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수자원관리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국형 드론 물관리모델을 글로벌시장에 제시하는 것이 장기목표다.
하남=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