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사업보국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 셧다운 사태는 없던 일이 됐다. 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실수도 저지르지 않게 됐다.
협약이 마무리된 것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한국경제를 위해서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중동전쟁 등 외부적인 어려움이 계속되는 속에서 삼성전자 파업은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 분명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긴급조정권’ 카드까지 내비치며 합의를 압박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노동자들에게 지급될 성과급이 반도체 초호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 넘었다. 사회적 관심이 더 쏠린 이유다. 이를 놓고 삼성전자 노조원들에게 귀족노조라는 올가미를 씌우는 것은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갈등은 우리 사회에 합의해야 할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겼다. 가장 큰 것은 사업성과(영업이익)의 일정부분을 노동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에 대한 수용문제다. 이 문제가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영업이익에 대한 배분은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주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단체와 시민단체에선 하청업체나 지역사회가 기여한 몫을 배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성과의 독식은 있을 수 없으며 이번 타결의 성과는 반드시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견 사이에 간극이 상당하다. 여하튼 갈등이 확산되지 않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할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 결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짚어봐야 한다. 이 또한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만들어내고 있는 성과는 주주들의 자본투자뿐 아니라 경영자와 노동자의 헌신, 하청·협력사의 조력, 사회적 인프라 등이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란 사실이다. 또 성과급 지급 기준은 노사합의를 통해 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만약 주주 입장에서 생각이 다르다면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통해 의견을 반영하면 된다.
삼성전자 사장단이 임금협약 완료 후 메시지를 통해 “삼성의 성장과 성과가 저희 임직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도 더 강화하겠다”며 “향후 5년간, 총 5조원을 조성해 ‘상생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미래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사실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사업을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사업보국’을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보국을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응원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