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 4차 기간 구조적 상승 신호탄일까

2026-05-28 16:10:41 게재

약 3년만에 톤당 2만원대 회복

“선물시장 도입 시기 앞당겨야”

탄소배출권(KAU25) 가격이 27일 톤당 2만원대를 회복했다.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7개월만의 일이다. 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 상한선을 정하고 기업별로 배출권을 할당한 뒤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매매하도록 한 제도다. 배출량을 줄인 기업은 남은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얻고 감축이 어려운 기업은 배출권을 사들여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으로 시장 원리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한다.

28일 김태선 나무이엔알(NAMU EnR) 대표는 “이번 가격 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신호”라며 “단기적으로 시장 컨센서스는 2026년 내 톤당 2만5000원 안착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경로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3만~4만원대까지 점진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나무이엔알은 탄소시장 전문 분석 기관이다. 28일 KAU25년물은 연초 대비 120.9% 급등한 톤당 2만2750원을 기록 중이다.

김 대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월 13일 올해 대한민국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배출량 수요 증가 기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질 GDP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10번 중 약 9번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만큼(상관계수 88%) 밀접하게 연동되므로 경기 회복이 곧 배출권 수요 증가로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압력이 더해지면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EU 배출권거래제 배출권(EUA) 가격과 KAU 간 가격 차이 확대가 한국 수출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BAM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6대 품목을 EU 역내로 수입할 때 해당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양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제출하는 제도다. 인증서 가격 산정 방식은 EU 배출권거래제(ETS) 경매 낙찰가의 가중평균으로 계산된다.

김 대표는 “K-ETS 대응 전략 다변화 차원에서 탄소배출권 선물시장 조기 도입도 필요하다”며 “4차 계획기간부터 유상할당 비율이 최대 50%까지 단계적으로 오르면 기업들의 헤징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선물시장이 도입되면 현물·경매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가격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K-ETS 4차 계획기간(2026~2030년) 배출허용총량이 25억3730만톤으로 확정돼 3차 기간 대비 약 17%(5억톤) 감소하며 구조적 공급 축소 국면이 본격화됐다. 나무이엔알의 4차 계획기간 가격 전망에 따르면 2026년 유상가격은 톤당 2만8680원, 2030년에는 5만3699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