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기상 잦아지는데…예보 핵심인력 공백 위기
이미선 기상청장 간담회 … 파격적인 인사 특례 검토
폭염특보체계 개선 … 가짜 재난뉴스 대응 지침 마련
“극단적인 위험기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역량 있는 예보관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지만 정작 하려는 이들이 없어요. 국민 생명을 지키는 재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입니다. 큰일이에요.”
28일 이미선 기상청장은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보관 인력 기피 현상에 대해 이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총괄예보관 출신인 이 청장은 “예보관들은 예보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야간 3교대 근무에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한데, 책임 대비 보상 불균형으로 예보관 교육 과정 모집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더 정확한 기상 예보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작 핵심 인력 공백 우려가 심해지는 상황이다.
이 청장은 “기상청의 가장 큰 미션이 예보인데, 예보관이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공무원 6급에서 5급 승진이 보통 7년 걸리는데, 예보 업무를 맡은 직원에게는 일반적인 인사 평가 규정을 달리 적용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인사 당국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상청은 6월 1일부터 폭염 특보 체계를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폭염 호우 태풍 대설 한파 건조 강풍 등 육상 8개 기상특보가 적용되는 특보구역을 183개에서 235개로 세분화한다. 특보 구역 세분화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기존 측정 지점을 변경하지 않은 채 특보 구역만 세분화한다고 해서 실제 위험 지역을 대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이 청장 역시 “이번 특보 구역 세분화는 22년 만의 일로 굉장히 도전적인 과제”라며 “실제 효율성은 반 정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지방정부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1일부터 시행하는 폭염중대경보 신설 역시 쉽지 않았지만 취약계층 보호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겉으로는 쉬워 보여도 기존 데이터베이스 등 전체 구조를 다 바꿔야 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해서 만만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 이상(또는 기온 39℃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되는 최상위 단계 경보다. 기존 폭염주의보·경보에 중대경보 단계를 추가해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해상 특보 구역 세분화는 올 하반기에 추가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 날씨 예보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이 청장은 “재난과 관련된 허위·과장 정보는 국민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정부가 방치할 수는 없다”라며 “관련법에 따라 기상예보는 기상예보업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지만 명확한 처벌 근거가 없어 벌금이나 과태료 등의 제재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기상청은 지침 수립과 법률 검토를 병행하면서 재난 기상 분야 허위 정보에 대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