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14.9% → 20.8%로 확대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늘려
“장기 수익률·시장 안정성 고려”
170조원 매도 폭탄 우려 덜어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 또한 한시적으로 확대 조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과 비중 확대 상황 등을 고려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리밸런싱(재조정)에 따른 시장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목표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일단 170조원에 달하는 매도 폭탄 우려를 덜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오후 제5차 회의를 열어 올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현실화하고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내 주식 보유 비중 목표를 14.9%에서 20.8%로 높인 것이 핵심내용이다. 목표치에 추가로 5%p까지 투자할 수 있게 했던 ‘허용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당분간 확대된 허용 범위 수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25.8%+α’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리밸런싱 유예가 종료되는 다음 달 말부터 적용된다. 다른 자산군 목표 비중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상향된 데 따라 함께 조정될 예정이다. 올해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해외 주식 34.7%, 국내 채권 23.1%, 해외 채권 7.4%, 대체투자 14.0% 등이다.
기금위는 기존의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산군별 특성, 시장 여건 등을 반영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향후 5년간의 자산군별 목표비중을 결정했다. 2031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다.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른 내년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와 동일한 20.8%를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그 밖의 자산군별 내년도 목표 비중은 해외 주식 35.6%, 국내 채권 21.8%, 해외 채권 7.4%, 대체투자 14.3%로 결정됐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중기자산배분은 최근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단기적인 수익이 아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국민연금의 과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장의 변동 상황에 따라서 기민하게 대응한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장기 투자자로서의 자기 역할에 충실한 것이지, 정부 정책 요구 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국내 주식 부양용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한다는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가면서 목표 비중을 넘어버린 것이며 국내 주식에 추가로 더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잘 벌고 있는 시장을 포기하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채권시장이나 외국 증시로 나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