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경주 한옥사업 부동산 횡령 유죄
회사 핵심 사업부지 이전으로 사업 중단
일부 피해 회복 … 실형 깨고 집유 감형
경주 한옥 분양사업 회사를 실질 운영하던 건설업자가 회사 소유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회사 핵심 사업부지가 이전되면서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피해 회복 등을 고려해 실형은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형사항소1부(황순교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모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23년 경주 한옥 분양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피해회사 소유 부동산 6필지를 회사 의사에 반해 법률상 대표이사인 이 모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해 5월 김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항소심에서 “해당 부동산이 동업자들의 조합재산에 해당한다”며 “자신에게 횡령죄상 보관자 지위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표이사 명의만 빌려 사용한 것에 불과해 횡령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모씨는 피고인에게 대표자 명의만 빌려줬을 뿐 피해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해 온 이상 횡령죄상 보관자 지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회사 핵심 자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 모씨 앞으로 이전함으로써 피해회사의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이 8억310만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범행 결과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 당시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7억4400만원 상당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고 토지 매입 관련 채무도 남아 있었다”며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집행유예 선고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