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 탑재한 첫 윈도우 PC 나온다

2026-06-01 13:00:01 게재

PC서 AI 에이전트 구동

클라우드 비용 줄일 승부수

클라우드 서버에서 쓰던 인공지능(AI)을 개인용 PC와 기업 내부 서버에서도 직접 구동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이번 주 엔비디아 칩을 주처리장치로 쓰는 첫 윈도우 PC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 무대는 대만 컴퓨텍스와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행사 ‘빌드’다.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자체 브랜드 서피스(Surface)와 PC 제조사 델(Dell) 등을 통해 나올 전망이다.

핵심은 새 노트북 자체보다 AI를 쓰는 방식의 변화다. 지금까지 챗GPT나 코파일럿 같은 AI 서비스는 대부분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계산을 처리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자료가 클라우드로 올라가고, 답변이 다시 내려오는 구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새 구상은 이 작업 일부를 PC 안에서 처리하게 하는 것이다. 문서 요약, 음성 인식, 이미지 설명, 파일 검색, 간단한 업무 자동화 같은 기능을 기기 안에서 처리하면 응답 속도를 높이고 민감한 자료를 외부 서버로 보내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두 번째 AI PC 도전이다. 회사는 앞서 코파일럿+PC를 내세웠지만, 대표 기능인 ‘리콜’이 보안 우려와 출시 지연에 부딪혔다. 이번에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윈도우 PC용 주처리장치 시장에 들어온다는 점이 다르다. 엔비디아는 최근 “PC의 새로운 시대”라고 예고했고, 파반 다불루리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디바이스 담당 부사장도 29일 X에 “개발자들을 위한 새로운 것이 오고 있다. 그리고 아니다, 새 OS 버전은 아니다. 다음 주 빌드에서 보자!”고 썼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중요하다. 단순 챗봇은 한 번 답변을 만들면 끝나지만, AI 에이전트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파일을 찾고 표를 만드는 등 여러 작업을 반복한다. 이 과정이 모두 클라우드에서 이뤄지면 사용량과 비용이 빠르게 늘어난다. 악시오스는 기업들이 챗봇에서 에이전트로 넘어가며 막대한 컴퓨팅 비용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컬 AI는 모든 계산을 PC에서 끝내지는 못하더라도, 반복적이고 가벼운 작업을 기기 안에서 처리해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다만 클라우드 AI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형 모델 학습이나 복잡한 추론은 여전히 데이터센터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자주 쓰는 업무는 PC와 기업 내부 서버에서 처리하고, 무거운 작업은 클라우드로 보내는 혼합 구조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PC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예고한다. 윈도우 PC는 오랫동안 인텔과 AMD 중심이었다. 엔비디아가 주처리장치 시장에 들어오면 퀄컴까지 포함한 비전통 PC 칩 진영의 입지도 커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커런트 스트래티지스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악시오스에 “업계 관점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AI가 클라우드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책상 위 PC와 기업 내부 서버로 내려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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