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형 관광 저물고 피부시술 뜬다
저가 피부시술이 의료관광 견인 … 사후관리 위험은 숙제
한국 화장품 수출이 K팝·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K뷰티 열풍의 진짜 동력은 화장품만이 아니라 저렴한 피부과 시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의 줄리아나 류 칼럼니스트는 1일(현지시간) 한국이 병원 입원이 필요 없는 피부과 시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은 서구 고가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지만, 주로 자외선 차단과 보습, 피부 유지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드라마 배우처럼 모공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이른바 ‘도자기 피부’를 화장품만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레이저, 고주파, 초음파, 피부 주사 같은 병원 시술이 함께 이뤄질 때 효과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한국에는 피부과·미용 시술 클리닉이 약 1만5000곳에 이른다. 상당수가 서울에 몰려 있고, 동네 의원부터 고급 클리닉까지 선택지가 넓다. 가격도 외국인에게 매력적이다. 강남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클리닉에서 턱 근육 보톡스 1회 가격은 약 100달러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같은 시술이 500~1000달러에 이른다. 국산 보톡스 제품은 2만4000원, 약 16달러에 광고되기도 한다.
의료관광업체 서울가이드메디컬의 토니 메디나 최고경영자는 한국에서는 정기적으로 피부과 시술을 받는 일이 "일상적이고, 경험 많은 시술자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사상 최대인 200만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환자의 60% 이상이 피부과를 찾았고, 성형수술을 받은 비중은 11%에 그쳤다. K뷰티 의료관광이 절개 수술보다 비교적 가벼운 피부 시술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값싸고 빠른 시술에는 위험도 따른다. 블룸버그는 해외 의료 시술이 안전 기준 차이, 제한적인 법적 보호, 언어 장벽, 귀국 후 사후관리 어려움 때문에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과거 의료 사고 논란을 겪은 뒤 수술실 폐쇄회로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결국 K뷰티 수출 경쟁력은 화장품 매장 진열대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CJ올리브영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등 화장품 수출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한국식 피부의 비밀은 제품보다 병원 시술에 가깝다"며 “한국의 병원 시술에 접근하지 못한다면 하룻밤 사이 K팝 스타처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