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동안 두차례 비상대피, 안전관리 도마
SK하이닉스 청주공장 가스룸 화재, 불소 누출
3600명 긴급 대피 … 설비·위험물질 관리 논란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닷새 사이 두 차례 비상 대피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설비 이상으로 직원들이 대피한 데 이어 이번에는 화재와 유독가스 누출까지 발생하면서 설비 관리와 위험물질 대응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2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4캠퍼스 내 M15 공장과 M15X 공장을 연결하는 6층 가스룸에서 불이 났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곧바로 진화됐지만 이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불소가 일부 누출됐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당시 가스룸 내부에서는 약 5ppm 수준의 불소가 검출됐다.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 가운데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5명은 눈 따가움 등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가스 노출 가능성에 따라 정밀 검진을 받았다.
회사측은 가스 누출 직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M15 공장과 M15X 공장 내 직원 3600여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후 환경정화 장비를 가동해 방제 작업을 진행했고 공기질 측정과 안전 점검을 마친 뒤 직원들을 복귀시켰다.
SK하이닉스는 가스 배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회사측은 생산 설비 가동에는 문제가 없어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닷새 전 발생한 설비 이상 사고에 이어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달 27일에도 같은 청주공장에서 반도체 가공 설비에서 불꽃이 발생해 직원들이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두 사고 모두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비상 대피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안전관리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시설은 불소를 비롯한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특수가스를 사용하는 만큼 설비 이상이 곧바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개별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연속 발생 여부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일 사업장에서 짧은 기간 안에 비상 상황이 반복될 경우 특정 설비 문제가 아니라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환경정화 장비를 가동해 방재 작업을 진행했고 안전 점검을 완료했다”며 “가스 배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