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과거 참사 유죄 뒤에도 또 폭발
2018년 특별근로감독서 산안법 위반 486건 적발
재발방지 대책·안전투자 이후에도 세 번째 참사
이번 사고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이 이미 두 차례 대형 폭발 사고를 경험한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특별근로감독과 형사처벌, 재발방지 대책이 이어졌지만 결국 세 번째 참사를 막지 못했다.
2일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2018년 5월 발생한 첫 번째 폭발 사고로 노동자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자 노동당국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486건이 적발됐고 사업장은 안전수준 최하 등급 평가를 받았다. 당시 감독 과정에서는 폭발 위험 작업 관리와 안전조치 미흡, 안전보건 관리체계 부실 등이 다수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과 9개월 뒤인 2019년 2월 또다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후 관련 책임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된 중대재해에 대해 형사 책임까지 인정된 것이다.
사고 이후 한화측은 공정 자동화와 원격화, 안전설비 보강 등 안전관리 개선에 나섰다. 위험 공정에 대한 관리 수준을 높였고 일부 공정은 작업자의 직접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사고 이후 마련된 개선 대책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됐는지, 안전점검과 위험성 평가가 형식적으로 운영된 것은 아닌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부도 이번 사고를 중대한 안전관리 실패 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보고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2일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관계기관 합동 정밀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노동부는 중대산업재해수사과와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등을 중심으로 20여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과거 사고 이후 시행된 개선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관계인 조사 과정에서 최근 계약 물량 증가 정황도 확인한 만큼 작업 환경 변화 여부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과 검찰 역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관리 책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구조적 안전관리 실패로 규정하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반복되는 중대재해의 책임을 명확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안전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결국 이번 사고는 새로운 폭발 사고인 동시에 과거 대응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486건 적발과 유죄 판결, 재발방지 대책과 안전투자에도 참사는 반복됐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단순한 폭발 원인 규명을 넘어 왜 과거의 경고와 개선 조치가 세 번째 폭발을 막지 못했는지를 밝히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장세풍·한남진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