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스페이스X, IPO 악몽 피할까

2026-06-04 13:00:06 게재

구글·위워크 실패 사례 재조명

머스크 발언·AI 수익성 검증이 변수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 등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이 과거 상장 실패 사례를 피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은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 후보로 꼽힌다. 오픈AI도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기업의 이름값이 클수록 상장 과정의 작은 실수도 투자자 신뢰를 흔들 수 있다.

로이터는 3일(현지시간) 과거 IPO 사례를 보면 이미지 관리 실패, 규제 위반, 상장신고서 논란이 주요 위험이었다고 전했다. IPO는 성장 스토리를 파는 행사이지만, 동시에 경영진의 절제와 숫자의 신뢰도를 검증받는 절차다.

특히 스페이스X처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영향력이 큰 기업은 월가의 엄격한 상장 절차와 충돌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는 2004년 구글 IPO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상장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침묵 기간’에 플레이보이 인터뷰를 했다. 이 기간에는 기업 경영진이 공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 결국 구글은 해당 인터뷰 전문을 상장신고서에 포함해야 했다.

차량공유업체 리프트 등의 IPO를 자문했던 스콧 바이생 컬렉티드 스트래티지스 창립 파트너는 “IPO는 치밀하게 짜여야 하며, 훌륭한 사업과 이야기로 관심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하지만 때때로 경영진은 대본에서 벗어나고, 그때부터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관리도 변수다. 2012년 당시 페이스북이던 메타플랫폼스의 IPO를 앞두고 마크 저커버그 CEO는 후드티와 운동화를 신고 투자자 회의에 참석했다. 일부 투자자는 당시 27세였던 저커버그의 성숙도를 의심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상장 후 며칠 사이 약 20% 떨어졌다. 이후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IPO 초반에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상장신고서가 발목을 잡은 사례도 있다. 공동사무실 업체 위워크는 2019년 상장신고서에서 막대한 손실과 이해상충 논란이 드러났다. 당시 애덤 뉴먼 CEO가 ‘위(We)’라는 상표권을 사들인 뒤 회사가 이를 쓰도록 돈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자 위워크는 예정된 투자자 설명회 직전 IPO를 철회했다.

이런 사례는 스페이스X와 AI 스타트업에도 경고가 된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이라는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투자자 앞에서는 손실이 이어지는 AI 사업 xAI와 머스크 CEO의 돌발 발언 위험을 설명해야 한다.

티머시 로크런 노터데임대 재무학 교수는 머스크가 X에서 거침없이 의견을 밝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스로픽과 오픈AI 같은 AI 기업도 과제는 분명하다. 챗봇은 때때로 사실과 다른 답을 만들어내는 ‘환각’ 문제를 안고 있다. 월가 투자자들은 기술의 가능성만 보지 않는다. 매출이 얼마나 빨리 늘고 있는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언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묻는다. 결국 공개시장에서는 꿈만으로 부족하다. 경영진이 절제돼 있는지, 숫자가 믿을 만한지, 사업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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