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가시화에 찬바람 부는 채권시장

2026-06-04 13:00:10 게재

5월 생활물가 3.3% … 6개월 연속 3%대 예상

7월 금리 인상 후 긴축 유지 기간 장기화 전망

회사채 투자심리 위축 … ‘AAA’ 공사채도 출렁

5월 소비자물가가 3.1%로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방향이 더 명확해졌다.

생활물가는 3.3%로 체감 물가 상승 폭도 컸다.

채권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흐름이 가팔라지고 있다며 향후 6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예상했다. 7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긴축 유지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AA’ 공사채조차 발행시장에서 민평금리보다 두 자릿수 높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형성하는 등 채권시장이 출렁거렸다.

◆우량 등급 회사채 두 자릿수 오버 금리 사례 잇따라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3%대를 넘어서면서 금리 인상 경계감이 더 커졌다. 이에 채권전문가들은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국고채 3년물 금리와 회사채(AA-) 3년물 금리의 차이를 뜻한다. 통상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일 크레딧 스프레드는 61bp를 기록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연초 40~50bp 수준에서 지난 4월 중순 66bp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국고채 금리 급등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크레딧 시장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AAA’ 공사채조차 발행시장에서 민평보다 두 자릿수 높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형성했다. 한국전력공사(AAA)는 이날 2년과 3년물, 5년물 채권 입찰을 통해 총 1800억원어치 발행하기로 했다. 당초 2년과 3년, 5년물을 각각 1000억원, 1500억원, 500억원 안팎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입찰 후 2년 물은 400억원으로 낙찰 규모를 줄이고, 5년물은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2년물 발행금리는 4.030%로, 전일 동일 만기 한전 민평금리 대비 10.3bp 높았다.

3년물의 경우 2100억원이 유입돼 발행 금리를 4.195%로 확정했다. 이 역시 전일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0.3bp 높은 수준이다.

같은 ‘AAA’ 부산항만공사 또한 오버 금리를 피하지 못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입찰 후 1.5년물을 500억원어치 찍기로 한 후 100억원을 추가로 모집해 총 6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0bp 높은 수준으로 확정하기 위해 추가 매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3년물의 경우 2600억원의 수요를 확인해 9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민평금리 대비 7bp 높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밴드 상단인 4.80%와 5.20%에서 결정됐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 시장은 금리 급등과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발행이 크게 감소했다”며 “전쟁과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기준금리 인상 시점마다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팔라진 물가 상승 …정책금리 또한 상향 전망=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7월 인상 이후에도 긴축 유지 기간이 장기화되며 정책금리 경로 또한 상향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단순한 유가 반등이나 농산물 쇼크가 아니라, 오히려 근원물가, 서비스, 생활물가, 교통 등 중앙은행이 더 불편하게 바라보는 영역의 동반 상승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실제 가격 수준 자체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한은 정책 판단 측면에서 금리인상의 강력한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금통위의 매파적 기조를 정당화하는 데이터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7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강한 인상 경계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국고채 금리에 반영될 것”이라며 “국고 3년물 금리 3.80~4.00% 밴드 상향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언제 인하하나”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높은 금리가 지속되는가”를 거래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구간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단기금리(대표적으로 CP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 정도로 상승한다. 은행 대출금리 또한 단기금리와 마찬가지로 기준금리와의 동행성이 시장 금리(국채/회사채 금리)보다는 높다. 이런 가운데 회사채 발행시장의 정상화 여부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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